민주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법안·대법관 100명 확대법안 철회 결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에서 발의된 이른바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 법안’, ‘대법관 100명 확대 법안’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날(25일) 기자간담회에서 “명확하게 선거캠프에 지시내린 게 ‘사법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논란 하지 말라’(이다)”라고 언급한지 하루 만에 공식 철회 입장을 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공보국을 통해 “선대위는 박범계 의원이 제출한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법안, 장경태 의원이 제출한 대법관 100명 확대 법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의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23일 변호사 자격이 없는 비법조인도 대법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게재된 이 법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에는 “대법관 수를 늘리고 대법관의 임용자격을 확대해 소수 엘리트 고위 법관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대법원의 구성을 다양화하면 대법관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 경력,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이 대법원으로 진입할 기회가 확대되고 변화하고 있는 사회적 흐름과 사회의 다원적 가치를 반영하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대법관의 수를 기존 14명에서 30명으로 증원하고 대법관 임용자격에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하며 법률에 관한 소양이 있는 사람’을 추가해, 사회적 다양성과 변화의 흐름을 판결에 반영하고 대법원의 신뢰를 제고하며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와 재판청구권 보장, 그리고 법치주의 실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기재됐다.

지난 8일 장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에는 “현행법상 대법관의 수는 대법원장을 포함하여 14명에 불과해 그 본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법관의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해, 대법원이 사건을 보다 심도 있게 심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대법관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자 함”이라고 적혔다.

두 법안 모두 연간 수만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의 ‘업무 부담 해소’를 제안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치권에선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사법 장악 시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법조계에선 비법조인을 대법관에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의 법안 철회 결정은 대선일이 점점 다가오는 상황에서 대법관 수 및 자격 관련 법안 논란이 확대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악재가 쌓이는 것을 방치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저번에 대법원에서 국민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상황을 만들어서 이 문제에 대해 뭔가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이 있는 건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건 장기과제인 것이고 지금 당장 그 문제에 매달릴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이게 또다른 국론 분열, 갈등을 부를 것”이라며 “제가 명확하게 선거캠프에다 지시 내린 게 ‘사법 문제 대해서 더 이상 논란하지 말라’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의원 개별 신념에 따라 독립된 헌법기관이니까 (법안을) 낼 수 있지 않나. 그러나 그건 당 입장은 아니다”라며 “저도 법조인이지만 비법률가에게 대법관 문호를 개방하는 문제는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대법관 수를 늘리는 문제도, 이건 법원 내에서 대법관 당사자들 외에는 대체적으로 원하는 현안”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도 그게 잘못 정치적 논쟁거리 되면 할 수 있는 일, 해야될 일도 못하는 일 벌어질 수 있다. 지금은 그런 애기할 떄 아니란 게 명확한 제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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