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는 공공이나, 임대주택 몇 채가 로또 돼선 안돼” 형평성 논란 [부동산360]

한강 조망이 가능한 롯데이스트폴 신혼부부 전용 공공임대 세대를 방문한 오세훈 시장의 모습. [오세훈 서울시장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주거에 대한 어떤 박탈감도 느끼지 않도록 소셜믹스를 이뤄야 한다”

서울시가 2022년 4월 임대주택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밝힌 ‘소셜믹스’ 의무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같은 기조는 도입 당시엔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도심 노후 주택 정비를 통한 주택 공급 활성화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강변 고가 아파트의 재건축이 탄력을 받자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강뷰’ 임대주택 배치 논란은 재산권 뿐 아니라 형평성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물량이 제한적인 탓에 기존 조합원조차 배정받기 어려운 프리미엄 세대를 주거복지의 수혜자가 가져가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기본적인 거주권을 보장하는 ‘주거 복지’를 넘어서 공공 임대에 당첨된 몇몇이 한강 조망을 누리는 것이 ‘과도한 특혜’ 이른바 복권당첨과 같은 ‘로또 임대’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 강변 중심의 아파트 모습. (위 기사 내용과 무관함) [현대건설]


일각에서는 ‘조망’과 한강 접근성 자체를 공공재로 본다면 서울시가 소셜믹스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분배에 국한하지 않고, 더 많은 시민이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기존 소셜믹스 정책에 대한 축적된 불만도 이번 논란의 여파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임대 동과 분양 동의 구분 없이 ‘함께 살기’를 강조한 이후로, 소유주가 분명한 일반 세대와 임차 전용인 임대주택 물량이 단지 내 혼재하면서 유지 관리 및 운영상의 갈등이 생기는 게 대표적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꼭 함께 살아야만 통합이 된다’는 것은 소셜믹스에 대한 편협한 생각일 수 있다”라면서 “단지 커뮤니티시설의 완전 개방이나 오히려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등을 통한 에이징믹스(세대혼합) 같은 넓은 차원에서의 접근도 고려할 시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강의 공공성을 고려했을 때는 현재 거주에 맞춰진 소셜믹스의 개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강변은 영국 런던 템즈강, 프랑스 파리 센강 등과 비교했을 때 현재 주거지역 비율(85%)이 상대적으로 높고 상업·공공 혼합 시설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주거’ 외 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점은 시와 업계가 공유하는 인식이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같은 조망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한 공공시설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서울 서초구 원베일리의 공공개방시설인 ‘원베일리 인바이트 스카이11’,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김희량 기자


국내에서는 서울 서초구 원베일리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원베일리는 2017년 공공 커뮤니티시설을 외부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건축 인센티브를 받았다. 현재 한강 조망 카페와 스터디카페 등 13곳의 공공개방시설이 ‘인바이트’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베일리와 인접한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특별건축구역으로 인정받으면서 인동간격 완화로 가구별 한강 조망률을 30% 가량 올렸다. 대신 공공개방 시설을 만들어 개방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한강변 단지의 고층 조망 공간을 상업·업무 등 다양한 용도로 허용하고 운영권을 서울시와 조합이 공동으로 가지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면서 “정비사업에서 사업성과 공공성을 가져가면서도 보다 더 많은 시민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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