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걸려 개발한 수작, 케데헌 인기로 매출 3배 뛰었죠”

한국 모자 볼펜 만드는 비단전
흑립·면류관 쓴 볼펜, 매출 3배 증가
“전통문화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목표”


14일 서울 강남구 ‘비단전’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볼펜을 제작하고 있다. 박연수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인기에 볼펜 매출이 3배나 뛰었습니다.”

14일 서울 강남구 ‘비단전’ 사무실에서 만난 황설하(50) 대표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단전은 흑립, 면류관 등 전통 소품을 활용한 펜, 메모지 등을 제작하는 문구 제조업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념품 ‘뮷즈(MU:DS)’로 납품하고 있다.

황 대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 덕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흑립 갓끈 볼펜’이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다. 황 대표는 “케데헌 공개 이후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며 “생산하자마자 당일 다 팔린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볼펜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특징이다. 볼펜에 조선시대 모자와 의복을 입혔다. 케데헌 속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가 착용해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갓을 비롯해 족두리, 투구, 면류관 등 6종류의 모자를 활용했다.

인기의 배경에는 꼼꼼한 고증이 있었다. 황 대표는 조선시대 전통 모자를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왕이 군대를 지휘할 때 착용했던 전립을 만들 때는 철종의 어진을 보며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었다. 끈에 사용되는 비즈(구슬) 색을 맞추려 전국 시장도 돌았다. 제품 개발에만 1년이 걸렸다.

한국 모자 볼펜 시리즈 [비단전 제공]


생산도 오래 걸린다. 모자와 옷의 작은 부분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친다. 왕이 착용했던 익선관에 두르는 ‘박쥐 매듭’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력을 3명에서 6명으로 늘렸지만, 이들이 바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황 대표는 “박쥐 매듭 제작법을 정확히 익히는 데만 3개월이 걸린다”며 “펜을 처음부터 혼자 만들려면 6개월 동안 연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작업이라 생산 수량이 한정적”이라며 “공장 제작방식으로 했다면 훨씬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한국 모자 볼펜은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공모전에 당선됐다. 2023년에는 문화체육부 장관상과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은상을 수상했다. 이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 인천국제공항 등에 입점했다.

기획부터 제작은 황 대표가 직접 맡는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10년간 캐릭터 굿즈를 만들었던 경험이 자산이 됐다. 그는 “육아로 경력단절이 있었지만, 캐릭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며 “캐릭터를 전통문화로 바꿔 상품에 접목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전통문화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연수·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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