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럽인 보다 빨리 늙는다”…해외 전문가 진단 뜻밖의 이유

지난해 12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국인의 노화 속도가 유럽 국가에 거주하는 주민 보다 빠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회적 불평등, 정치적 불안정, 대기 오염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1일(한국시간) 의학 전문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더블린 트리니티대 국제뇌건강연구소(GBHI)는 세계 40개국 약 16만명을 대상으로 엑스포솜(Exposome) 분석 틀을 활용해 사회·정치·환경 요인이 노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엑스포좀은 노출(exposure)과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개인이 일생 동안 노출되는 환경적 요인들의 총합을 뜻한다. 식단이나 생활방식, 독소, 스트레스 같은 외부적 요인들이 신체 내에 일으키는 생물학적 반응까지 포괄한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 실제 나이와 건강 상태, 인지 능력, 교육 수준, 신체 기능 등을 종합해 예측 나이와 차이를 ‘생체·행동 연령 격차’(BBAG)로 계산했다. 이 격차가 클수록 노화가 빨라진 것으로 봤다.

분석 결과 한국과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아시아 4개국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보다 노화 속도가 느리지만, 유럽보다는 노화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노화를 앞당기는 핵심 요인으로 ▷대기질 악화 등 물리적 환경 변화 ▷경제 또는 성별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조건 ▷정치 참여 제약이나 민주주의 약화 등 정치적 조건 등을 꼽았다.

연구를 이끈 아구스틴 이바네스 GBHI 교수는 “대기 오염과 정치 불안, 불평등은 사회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 자체를 바꾼다”며 “뇌 건강을 개인 책임으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 환경과 사회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산드라 바에스 GBHI 연구원도 “개인의 선택이나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물리적·사회적·정치적 환경이 노화에 큰 영향을 준다”며 “국가마다 그 차이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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