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위험 높이는 더러운 습관…“반드시 피하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담배 연기 속 화학물질이 가장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진 췌장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 로겔 암센터 티머시 프랭클 교수팀은 최근 동물 실험을 통해 담배 속 화학물질 같은 환경 독소가 몸 안의 특정 면역세포와 결합해 췌장암 위험을 높이고 증세를 악화시키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학술지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에 실렸다.

연구팀은 흡연 시 면역 세포인 조절 T(Treg) 세포가 늘어나 이 세포가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는 동시에 암을 촉진하는 ‘인터류킨-22(IL22)’ 분비를 증가시키는 ‘이중 공격’으로 췌장암 악화를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흡연 등 독성 물질에 노출된 생쥐는 종양이 급격히 커지고 전이도 활발해졌다. 흡연과 같은 환경 독소를 차단하는 억제제를 적용했을 때에는 종양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면역계가 없는 생쥐에게서는 화학독소를 투여해도 종양 성장이 일어나지 않아, 발암물질이 면역계 내에서 작용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티머시 프랭클 교수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왜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고 비흡연자보다 예후가 더 나쁜지를 설명해준다”면서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리면 비흡연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치료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췌장에 다른 염증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흡연을 피해야 한다”며 사전에 적극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 연구가 환경 독소를 차단하는 약물이나 관련 신호 경로를 억제하는 약물이 실제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과 흡연에 노출된 환자에 대한 맞춤 치료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췌장암은 조기진단이 어렵고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 불과한 대표적인 난치성암이다.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에 따르면 췌장암의 약 22%는 흡연, 12%는 비만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췌장암은 주로 75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 환자가 급증해 1990년대 이후 25세 미만 여성에서 발병률이 최대 200%까지 늘었다. 전문가들은 비만,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