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 겨냥…“전 세계 권위주의 물결” 우려

“중도좌·우 정부 국민과 단절돼 좌절감 쌓여”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시카고에서 열린 오바마 재단 민주주의 포럼에서 연설하는 모습. [AP]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권위주의의 물결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런던에서 헝가리, 폴란드 활동가들과 대담을 가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인들이 시민사회를 표적으로 삼고,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며, 사법제도를 무기화하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때 자유가 침식될 위험은 없다고 여겨졌던 국가들조차 이제는 권위주의의 물결을 맞닥뜨리고 있다며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CNN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와 친분을 유지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이전으로 돌아가자며 내놓은 공허한 약속을 지적했는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메시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경직된 관료주의와 정치인들의 무대응이 권위주의 물결을 자초했다고도 지적했다. 중도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심리를 놓치고 포퓰리즘적인 분노가 자리 잡도록 방치했다고도 했다.

그는 “중도 우파나 중도 좌파 정부가 국민과 단절되고 사람들의 기본적인 희망과 꿈을 실현하지 못해 정부에 대한 좌절감이 쌓인 것이 문제”라며 “이렇게 되면 당연히 우익 포퓰리즘과 반이민 정서, 분노가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빈부격차와 복잡한 경제문제가 사람들에게 통제력을 상실한 듯한 느낌을 줬고, 소셜미디어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들에 대한 두려움이나 분노를 조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권위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비난하는 체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기보다는 그 체제를 무너뜨리기만 한다며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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