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의 시간’ 스토브리그 개막…‘FA 빅2’ 박찬호·강백호 어디로 갈까

KBO, FA 자격 선수 30명 공시
9일부터 스토브리그 본격 개막
최대어 박찬호·강백호 행선지 주목
LG, 통합우승 공신 김·박 잡기 총력


2026 FA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박찬호(왼쪽)와 강백호 [KIA·kt 구단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프로야구 비시즌을 뜨겁게 달굴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2025시즌 프로야구가 LG 트윈스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프런트의 시간’으로 불리는 스토브리그는 이제 개막을 앞두고 있다.

KBO는 2026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춘 30명 명단을 5일 공시했다.

2026년 FA 자격 선수는 7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8일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FA 승인 선수로 공시한다.

FA 승인 선수는 9일부터 해외를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협상할 수 있다. 다음 시즌 농사를 책임질 특급선수를 데려오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KBO는 내년부터 샐러리캡 상한선을 조정하고 제재금 액수를 크게 줄였다. 또 구단이 지정한 프랜차이즈 선수 1명의 몸값은 50%만 계산해 샐러리캡 총액 산정하기로 하면서 올겨울 FA 시장은 더욱 뜨거운 ‘쩐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10개 구단에서 FA 자격을 갖춘 선수는 30명이다. KIA 타이거즈가 6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 두산 베어스가 4명씩이다. LG와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가 3명씩,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는 1명씩이다.

등급별로는 A등급 7명, B등급 13명, C등급 10명이다.

A등급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20명 외)과 전년도 연봉 200%, 또는 전년도 연봉 300%를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B등급 보상 규모는 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25명)+전년도 연봉 100%, 혹은 전년도 연봉 200%,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150%다.

올 FA 시장의 최대어는 박찬호(30·KIA)와 강백호(26·kt)다. 비교적 젊은 데다 어느 팀에서든 확실한 전력 상승 자원으로 꼽혀 많은 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박찬호는 공수주를 겸비한 검증된 유격수다. 2019년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며 수비력을 인정받았고 2023년(0.301)과 2024년(0.307)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한단계 성장했다. 작년엔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해도 타율 0.287, 출루율 0.363에 27도루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KIA는 박찬호를 잡는다는 기조이지만, 내부 FA인 핵심 불펜 조상우와 영구결번 후보 양현종, 상징적인 의미가 큰 최형우를 모두 잡아야 하는 고민이 있다. kt와 롯데, 두산이 박찬호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는 타고난 타격 능력을 보유한 대형 거포다.

2018년 데뷔 해 29홈런을 터뜨렸고, 2019년(0.336), 2020년(0.330), 2021년(0.347) 3년 연속 3할 타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매년 2할대 타율에 그치는 등 부진을 거듭했고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우려를 낳았다.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에선 1루수와 외야수를 거쳐 포수까지 시험대에 올랐지만 실패로 끝나 지난 시즌 막판엔 지명 타자로만 나섰다.

원소속팀 kt는 물론 젊은 거포가 필요한 롯데와 두산 등이 영입전에 나설 전망이지만, 해외 진출 여부가 변수다. 강백호는 지난 4월 글로벌 에이전시 파라곤 스포츠 인터내셔널과 계약하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LG는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인 FA 박해민과 김현수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연합]


LG는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인 주전 외야수 박해민과 김현수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염경엽 감독은 차명석 단장에게 “김현수와 박해민을 모두 잡아달라”고 요청했고, 차 단장도 “우리가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지키려면 두 선수가 모두 필요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며 이들의 잔류를 스토브리그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김현수는 전 소속팀 두산이 영입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토브리그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해민은 B등급, 김현수는 C등급이라 타팀이 영입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이밖에 KBO리그 역대 최초로 4번째 FA 자격을 얻은 삼성 포수 강민호와 kt 황재균, 한화 손아섭 등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들의 행선지도 주목받고 있다.

KBO 최초로 4번째 FA 자격을 얻은 삼성 강민호. 사진은 강민호가 2025시즌 준PO 4차전 SSG 랜더스전에서 홈을 밟은 뒤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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