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에게 보낸 ‘고별서한’서 차기 CEO 에이블에 ‘무한지지’ 표명
자녀들 재단에 재산증여 계획도 공개…“건강 양호하지만 노화 부정할 순 없어”
“시기심과 탐욕은 손을 잡고 걷는다”며 기업가 탐욕에 대한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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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이 지난 5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 행사에서 브릿지 게임을 하는 동안 발언하고 있다.[A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올해 은퇴 계획을 밝힌 ‘투자의 구루(스승)’ 워런 버핏(95)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신뢰가 축적될 때까지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등 후계자의 안착을 돕겠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10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용해지려 한다”며 은퇴 입장을 재확인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다음 연례서한은 다른 사람이 쓸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번 서한이 그의 ‘고별 서한’인 셈이다.
그는 후계자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고, 주주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의미에서 당분간 보유 주식을 유지할 것이라 전했다. 그는 “버크셔 주주들이 그레그(그레그 에이블 차기 버크셔 최고경영자)에 대해 찰리(오랜 동반자였던 찰리 멍거 전 부회장)와 내가 오랫동안 누려온 신뢰감을 갖게 될 때까지 상당량의 A주를 보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약 1490억달러(약 208조원) 상당의 버크셔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분 대부분은 주당 75만달러(약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원본 A 주다. 버크셔 B주는 증시에서 주로 유통되는 주식으로, 전날 종가 기준 주당 499달러(약 70만원)다.
지난 5월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 회장이 은퇴 계획을 발표하자 버크셔 주가는 6개월간 10% 넘게 하락했다. 최근 일부 회복해 연중 수익률 10%대이지만,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수익률(약 1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A주도 그가 은퇴 계획을 발표한 후 8% 가량 하락했다.
버핏 회장은 에이블 부회장이 주주로부터 “그 정도의 신뢰를 얻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레그 에이블은 내가 처음 그를 버크셔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생각했을 때 가졌던 높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블에 대해 “그는 현재 내가 이해하는 것보다 우리 사업과 인력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많은 CEO가 고려조차 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매우 빠르게 배운다”며 “여러분의 저축과 나의 저축을 관리할 사람으로 그레그보다 더 나은 CEO, 경영 컨설턴트, 학자, 정부 관계자 등 누구라도 떠올릴 수 없다”고 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는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속도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버핏 회장이 이날 버크셔 A주 1800주를 B주 270만주로 전환, 자녀들이 관리하는 가족 재단 4곳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증여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넘는다.
버핏 회장은 “내 자녀들은 모두 일반적인 은퇴 연령을 지난 72세, 70세, 67세에 이르렀고, 세 자녀 모두가 나처럼 노화가 지연되는 특별한 행운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실수일 것”이라며 “신탁 관리인이 그들을 대신하기 전에 그들이 내 전 재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세 재단에 대한 생전 증여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놀랍게도 나는 대체로 기분이 좋다. 느리게 움직이고 독서가 점점 어려워지긴 하지만, 일주일에 5일 사무실에 출근해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며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늦게 늙기 시작했지만, 일단 노화가 나타나면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라 전했다.
그는 고별 서한에서 기업가의 탐욕에 대한 경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된 경영진 급여 공개가 오히려 기업 총수들이 경쟁자보다 더 많이 벌려는 경쟁에 뛰어들게 했다며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매우 부유한 CEO들을 종종 괴롭히는 것은 (그들도 결국 사람이니까) 다른 CEO들이 훨씬 더 부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시기심과 탐욕은 손을 잡고 걷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크셔가 특히 65세에 은퇴하려 하거나(은퇴 계획 때문에 그 전에 돈을 많이 벌려고 하거나), ‘과시적으로 부유해지려(look-at-me-rich)’ 하거나 ‘왕조를 세우려는’ 미래의 CEO들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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