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뛰며 즐기는 달리기…“나도 이제 러너”

서울시, 시민참여형 ‘쉬엄쉬엄 런’
시민 3000여명…기록·순위 무관
각자 ‘나만의 속도’로 함께한 5㎞


오세훈(앞줄 세 번째) 서울시장과 시민들이 ‘쉬엄쉬엄 런’에 참가해 달리고 있다. [서울시 제공]


‘쉬엄쉬엄 런’에 참여한 가족 손인규 기자


#. 최윤지(29)씨는 요즘 주변에서 러닝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본인도 달리기에 도전해볼까 생각했다. 하지만 평소 운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지라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주변 친구가 “부담 없이 달리기를 시작해 볼 수 있을 거 같다”며 ‘서울 쉬엄쉬엄 런’에 참가해 보라고 추천을 해줬다.

최 씨는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 긴 거리를 뛸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는데 무리하지 않고 내 속도대로 천천히 달렸더니 완주를 하게 됐다. 뛰고 나니 몸도 마음도 개운해지는 느낌이다. 달리기를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달리기 열풍이 불면서 공원이나 도심을 뛰는 사람이 많아졌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또 막상 실천이 쉽지 않은 운동이기도 하다. 뭔가 제대로, 잘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부담 없이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시민 참여형 달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16일 오전 9시 마포구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는 약 3000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올해 처음 서울시가 마련한 ‘2025 서울 쉬엄쉬엄 런’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다.

‘서울 쉬엄쉬엄 런’은 지난 8월 오 시장과 함께 남산 북측숲길을 찾은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이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걷고 뛸 수 있는 일명 ‘느림보 대회’를 제안하면서 마련된 행사다.

‘서울 쉬엄쉬엄 런’은 남녀노소 누구나 나만의 페이스로 걷고 뛰며 즐기는 러닝 프로그램이다. 평화광장을 출발해 별자리광장~메트로폴리스길~구름다리~메타세쿼이아길을 지나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5㎞ 순환코스로 초보 러너나 운동 입문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일반 달리기 대회가 기록이나 순위 경쟁을 하는 것과 달리 쉬엄쉬엄 런은 경쟁에 연연하지 않고 누구나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 실제 이날 쉬엄쉬엄 런에는 간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참가한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가족 단위 참가자부터 반려견과 함께한 시민까지 다양한 러너들이 참가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일가족으로 참여한 한 시민은 “올해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가 마라톤이었는데 5㎞ 코스라 어린아이들도 부담 없이 뛸 수 있을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반려견 2마리와 함께 참여한 한 부부는 “강아지들이랑 같이 걸을 수 있는 코스라 자연스럽게 산책도 되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참가자 1000명 모집이 이틀 만에 조기 마감되는 등 시민들의 인기가 높았다. 사전접수를 못 한 시민들도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체력인증 프로그램’과 ‘서울구석구석 라이브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해 총 3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날 시민들과 함께 달려 5㎞를 완주한 오세훈 시장은 출발 전 “쉬엄쉬엄 런은 기록이나 경쟁 없이 마음 편안하게 건강을 챙기면서 추억을 만드는 날”이라며 “운동이 일상에서 습관이 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서울시민 모두가 장수하는 몸 건강은 물론 먹거리도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며 시민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완주를 응원했다.

서울시는 러닝 참가자들에게 ‘쉬엄쉬엄’ 콘셉트를 재미있게 표현한 거북이 헤어밴드, 방한용품(핫팩 등) 등 기념품을 제공했다. 완주자에게는 완주 메달과 간식 등도 나눠줬다.

송파구에서 온 송인숙(55)씨는 “원래 취미로 달리기를 하고 있는데 기록 경쟁이 아닌 가볍게 달릴 수 있는 대회가 생겼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달리는 코스도 너무 예뻤고 달리는 분들의 모습도 모두 밝아 좋은 기운을 받고 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가수 겸 배우 한승연과 배우 이재윤, 스트렝스 코치 김은서를 ’쉬엄쉬엄 런‘ 홍보대사에 위촉하고 앞으로 1년간 시민들의 운동 습관은 물론 건전한 러닝문화 확산에도 힘을 더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시는 2030년까지 서울시민의 운동 실천율 3%p, 시민체력등급은 3등급 높여 건강수명을 3살을 더 늘리는 ‘더 건강한 서울 9988-3·3·3·3’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쉬엄쉬엄 런을 제안하고 기획한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일상에서 가깝게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분이 참가할 수 있게 대회 규모나 횟수를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 속 운동뿐만 아니라 먹거리도 보다 건강하게 바꿔 건강한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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