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 조기 감별 바이오마커 찾았다

김영훈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발표



국내 연구팀이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지속되는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 뇌척수액 바이오마커(Biomarker, 생물학적지표)를 발견했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를 조기 감별해 적기에 수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1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김영훈(사진)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 뇌척수액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인터루킨-6 농도가 낮을수록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이 손상되거나 압박되어 발생하는 만성 통증이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약 30퍼센트가 만성 통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수술 전에는 어떤 환자가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은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은 ▷수술 전 신경병증성 통증이 없는 그룹(6명) ▷수술 전 통증이 있었으나 수술 후 해소된 그룹(8명)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그룹(8명) 등으로 나뉘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신경 손상 초기에 분비되어 신경 회복을 돕는 세 가지 핵심 바이오마커를 확인했다. 인터루킨-6(IL-6)은 신경이 손상될 때 분비되는 물질로 면역 반응과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1(Her1)은 신경 세포를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역할, 단핵구 화학유인 단백질-1(MCP-1)은 손상 부위로 면역 세포를 끌어들이는 역할 등을 통해 통증에 관여했다.

특히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 환자들은 세 가지 바이오마커 농도가 모두 유의미하게 낮았다. 또 인터루킨-6 농도는 세 그룹 간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신경병증성 통증 증상 지속 기간이 길수록 인터루킨-6 및 Her1 농도가 낮았다는 것이다. 이는 신경 압박이 오래 지속될수록 바이오마커 농도가 감소하고,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김영훈 교수는 “급성기 신경병증성 통증과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은 서로 다른 기전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증상이 악화돼 약물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연구는 정형외과 및 척추외과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유럽척추학회지에 게재됐다. 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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