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타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인도네시아의 지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평의회 의장, 리창 중국 총리 등 세계 지도자들이 22일(현지시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리 창 중국 총리와 접촉하지 않은 채 현지 일정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시사한 발언 이후 표면화된 중일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일본에서 잇따르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23일(현지시간) G20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기자단과 만나 “리 총리와의 접촉은 없었다”고 밝힌 뒤 “일본은 중국과 다양한 대화에 문을 열어두고 있으며, 문을 닫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카이치 총리와 리 총리가 대화를 주고받으면 갈등을 완화할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회의 기간 두 총리의 접촉 여부를 주목해왔다.
다만 중국 측은 다카이치 총리의 관련 발언 철회를 주장하며 리 총리와 다카이치 총리의 만남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미리 접촉 의사가 없음을 밝혀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철회 요구를 거부해왔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양국 총리의 접촉이 실현되지 않아 상황 타개에 정체감이 감돈다”며 “사태 수습을 위한 대화가 실현되지 않음에 따라 중일 대립의 장기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 외무성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수년간 대립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아사히신문도 “일본 측이 모색하던 의사소통이 실현되지 않아 양국 간 대립 장기화가 피할 수 없는 형세가 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문제의 발언 이후에도 다카이치 총리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어서 정치적으로는 아직 별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요미우리신문이 21∼23일 전국 1천54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72%로, 10월 조사치(71%)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응답자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이나 적극 재정 기조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마이니치신문이 22∼23일 1천98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65%로, 10월 조사치(65%)와 같았다.
특히 이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5%만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고 50%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실제 정권 일각에서는 “섣불리 철회하면 (중국이) 이를 허점으로 삼으려 할 수도 있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측의 자국민에 대한 일본 여행 자제령 등 조치의 경제적인 여파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일본 민간연구소 노무라소켄의 기우치 다카히데 이그제큐티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인의 일본 방문 감소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0.36%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 손실액은 2조2천억엔(약 20조8천억원)으로 추산했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이 유학 자제령,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과 유사한 ’한일령(限日令)‘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이에 대해 한 자민당 각료 경험자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멈추면 큰일”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