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미투자 적은 대만에 “반도체 근로자 훈련해달라”

韓日보다 대미투자 적은 대신
미국내 반도체단지 구축 지원
반도체 노하우 교육 등 협상중

지난 4월 대만 신주 과학공원 뒤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 건물이 들어서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 근로자를 교육시키는 내용을 담은 무역 협정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26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합의 구상에 TSMC 등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들이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한 신규 자본과 인력 투입, 미국 노동자 훈련 등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이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내용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소식통은 “대만이 약속할 미국 내 총투자 규모는 주요 역내 경쟁국들보다 작을 것”이라며 “대만의 노하우를 활용해 미국이 과학단지(사이언스 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대한 지원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과 일본은 각각 3500억달러,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며 미국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대만에 4000억달러(약 588조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들은 “거래가 언제 최종 타결될지, 어떤 구체적인 내용이 합의안에 담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이들은 협상 타결 전까지는 어떤 조건도 변경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을 재건하려면 외국인 전문 인력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 연설에서 “대만에 있는 친구와 함께 큰 공장을 열게 될 것인데 그곳에서 컴퓨터 칩 사업의 40~50%를 차지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반드시 교육받아야 하고 이것은 그들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며, 수십억 달러를 공장과 설비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자국의 많은 인력을 데려와 그 공장을 개설하고 가동하며 운영하도록 허용하지 않으면 우리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내 제조 설비 구축 단계에 외국인 노동자를 미국에 데려오는 것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기 전까지 무역 협정에 대한 보도는 모두 추측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대만의 대미 수출품에는 20%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대만은 이를 낮추기 위한 미국과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반도체는 미국이 자국 내 생산 능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관세가 면제된 상태다.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은 양측이 특정 세부 사항을 확정하기 위해 문서를 교환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이런 작업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과학 단지라는 개념, 관행, 실적을 가진 나라가 대만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대만은 대만식 모델을 미국에 이식하는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첨단 반도체 기술과 연구는 대만에 남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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