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문신 벌금 500만→100만 확 줄었다…타투이스트 ‘선처’ 받았다 [세상&]

문신사법 2년 뒤 시행 예정
법원, 해당 사유 참작해 선처
기존엔 “문신사법 입법 되겠냐”…변화 생겼다


서울 시내의 한 타투샵에서 작업 중인 타투이스트. [연합]


“합법화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최근 문신사법의 입법으로 2027년 시행 예정인 점을 고려한다.”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타투이스트에 대한 법원 판단에 변화가 생겼다. 의료인이 아닌데도 문신을 시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타투이스트에게 선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문신사법 입법이 되겠냐”고 했던 기존과 달리 문신사법이 입법됐으며 시행 예정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정왕현 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타투이스트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기존 판례에 비하면 선처가 이뤄졌다.

A씨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남구에서 타투숍을 운영하며 문신을 시술한 혐의를 받았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그동안 타투이스트 등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 행위’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 이후 처벌 받아왔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문신 시술은 의료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해당 시술은 출혈·세균감염 등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상당하므로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유죄로 판결했다.

단, 벌금 100만원으로 이례적인 선처가 이뤄졌다.

재판부는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로 보는 게 타당하지만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합법화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문신사법 입법으로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점을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문신사법은 지난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표 2년 뒤인 2027년 10월 29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A씨 등 비의료인도 국가 자격시험을 거쳐 합격할 경우 합법적으로 문신 시술을 할 수 있게 했다.

행위시법의 원칙에 따라 A씨는 유죄를 피할 순 없었다. 행위시법은 범죄 행위가 발생했을 때의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단, 법원은 문신사법이 시행될 예정인 점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인정했다.

이러한 태도는 기존 법원의 태도와 다르다.

실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타투유니온지회 김도윤 지회장은 지난 9월 19일, 재판장에게 “이 사안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문신사법) 입법이 되겠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때는 문신사법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6일 전이었다.

당시 김 지회장 측은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의료인이 아닌 사람도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보유하면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신사법이 곧 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장은 변호인의 말을 중간에 자르며 그럴 일이 있겠냐는 태도를 보였다.

김 지회장은 지난 2021년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A씨에 비하면 5배 더 높은 형량이다. 김 지회장의 2심은 현재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1심과 같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심은 오는 12월 19일 오전 10시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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