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간 통상본부장, 한-EU 경제안보·공급망 포괄 ‘차세대 전략대화’ 신설 합의

철강·배터리·CBAM·원전 등 핵심 통상 현안에 대한 우려 전달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산업통상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로시 세프초비치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 보리스 부드카 유럽의회 산업연구위원장 등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주요 통상현안과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유럽연합(EU)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다.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이번 방문 기간에 ▷한-EU 미래지향적 협력 프레임워크 ▷EU의 신규 철강수입규제(TRQ) 도입 계획 ▷배터리규정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체코원전 역외보조금 조사(FSR) ▷한-EU 디지털통상협정(DTA) 등을 논의했다.

우선, 기존 장관급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를 확대·개편, 내년 상반기 한-EU 차세대 전략대화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새로 출범할 전략대화는 경제안보, 공급망, 첨단 기술 이슈를 포괄하는 최상위 전략 협의체로서, 단순한 무역 협의를 넘어 기술 패권 경쟁과 복합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한국 기업에 큰 수출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신규 철강 무역 제한 조치를 예고했고, 내년부터는 EU로 수입되는 역외 생산 제품에 대해 EU 내 생산 시 지불하는 탄소 비용과 동등한 추가적인 탄소 가격을 부과·징수하는 CBAM를 시행할 예정이라 우리 기업들이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EU는 특히 역내 철강업계 보호를 명분으로 모든 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할당량(수입쿼터)을 47% 삭감하고 수입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하는 관세도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해 한국 철강업계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EU 철강 수출(MTI 61 기준)은 44억8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로,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5000만달러)과 1·2위를 다투는 수준이다.

한국의 EU 철강 수출은 지난해 물량 기준으로 약 380만톤으로, 이 가운데 약 263만톤(2024년 7월∼2025년 6월 기준)은 한국에 부과된 쿼터를 통해, 나머지 물량은 글로벌 쿼터를 활용해 전량 무관세로 수출했다.

여 본부장은 “CBAM 적용 대상이 하류재까지 확대될 경우, 공급망 하단부에 위치한 중소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면서 “또 한국과 같이 배출권거래제(K-ETS)를 운영 중인 국가의 경우 이중 규제가 되지 않도록 탄소 가격이 충분히 인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EU집행위가 한수원의 체코 원전사업 수주 관련 불법 보조금 수령 가능성을 문제 삼아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브뤼셀 방문이 EU의 신규 철강규제, CBAM, FSR 등 주요 통상현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배터리·디지털·공급망·경제안보 등 미래지향적 협력 의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향후에도 EU와의 고위급·실무급 협의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우리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통상환경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 본부장과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의 만남은 지난 9월 말레이시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경제장관회의, 지난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장관회의 및 GFSEC(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포럼)을 계기로 이뤄진 데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다자회의가 계기가 된 앞선 2차례 회동과는 달리 이번에는 1시간여에 걸쳐 면담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처한 입장과 우려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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