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강국 대한민국… 2025년엔 천억 벤처가 천개 넘는다

2024년 말 매출 1000억원 벤처 985곳
올해 1천곳 넘길 전망… 고용규모 35만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가 지난 11월 27일 서울 엘타워에서 ‘2025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을 개최했다. 2024년 기준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기업 수는 985곳에 이른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혁신의 힘이 대한민국 경제의 방향을 다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한민국이 ‘제조 강국’에서 ‘벤처 강국’으로 변신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 위에 기술 벤처가 결합하면서,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벤처천억기업’이 2025년에 1000곳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되면서다. 이들 벤처의 매출 규모는 대기업 못지않고 고용 효과는 삼성그룹보다 크다. 벤처기업이 한국 산업의 수직적 성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개최한 ‘2025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에서 2024년 기준 벤처천억기업 수가 985곳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8.5%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를 발표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연 매출 1000억 원을 넘는 벤처기업이 사상 처음으로 1000곳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된다.

벤처천억기업은 1998년 벤처 인증제도 도입 이후 한 번이라도 벤처기업으로 확인된 기업 가운데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을 달성·유지한 기업을 말한다. 벤처기업이 기술력·시장성을 검증받고 본격적으로 중견 규모로 성장했다는 상징적 지표가 매출 천억이다.

과거 벤처천억기업 명단에는 네이버·카카오·넥슨·엔씨소프트·셀트리온·크래프톤 등 현재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최근에는 토스, 컬리,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무신사 등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들도 합류하며 한국 벤처 생태계의 ‘성장 사다리’가 견고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고용 규모다. 벤처천억기업이 지난해 고용한 인원은 35만6000명으로, 대한민국 최대 그룹인 삼성(28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벤처기업이 더 이상 소규모 기술기업이 아니라 국가 고용을 견인하는 주력 산업군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258조 원) 역시 삼성·현대차에 이어 국내 기업집단 기준 3위 수준이다. 일부 기업은 연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생산·공급망에 본격 편입되고 있다. 전체 985곳 중 1조 클럽 기업만 28곳에 달한다.

벤처천억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배경에는 제조업 기반 기술력과 신산업 수요가 결합한 구조 변화가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 장비·배터리 소재·정밀기계·바이오·친환경·열분해·수소 등 제조 중심 신산업에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형 ‘테크-메이커스’ 모델의 부상으로 본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국형 벤처 생태계와 달리, 한국은 생산 기반을 가진 제조 중소기업이 기술 벤처와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흐름이 강하다는 의미다.

중기부는 올해 행사에서 처음으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115개 기업에 기념 트로피를 수여하며 스케일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장관은 “위기 속에서도 1000억 원의 매출을 만든 벤처기업의 혁신 역량이 한국 경제의 성장방향을 다시 쓰고 있다”며 “기술과 시장을 검증받은 벤처천억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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