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국민성장펀드…1호 투자군, 이르면 다음주 발표

AI 30조, 반도체 20.9조 등 배분
민관공동위원장에 박현주·서정진
삼성·SK하닉 등 현재 100여건 접수
“초기 집행 속도가 성패 가를 것”


이억원(왼쪽 여덟 번째부터)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 및 제1차 전략위원회’에서 전략위원회 민관공동위원장을 맡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유혜림 기자] 첨단전략산업에 150조원을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가 닻을 올렸다. 현재 100여건, 총 153조원의 투자 수요가 접수된 가운데 이르면 오는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패키지 형태의 1호 투자군이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는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를 우선 선정할 방침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은 1호 투자처 후보 여러 곳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지방정부와 산업계·사업부처로부터 100여건의 투자 수요가 접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에 구축될 국가AI컴퓨팅센터, SK하이닉스가 조성 중인 용인 클러스터,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5공장도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처는 연내 발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단일 프로젝트보다는 패키지 형태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무 준비는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지만 부처 간 협의 등 절차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시점은 상황을 보며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1호 투자와 관련한 내용은 높은 시장 관심을 고려해 오는 19일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성장펀드에 자문을 제공하는 전략위원회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합류했다. 이들은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함께 민관공동위원장을 맡아 펀드 운용방향과 산업지원전략에 대한 민간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헤럴드DB]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과 전략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권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을 합쳐 15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를 폭넓게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업을 직접 영위하는 기업뿐 아니라 지분투자 펀드 등을 통해 중소·기술기업 전반을 지원하게 된다.

민간자금 75조원은 첨단기금과 재정(내년 1조원 예산)을 마중물로 유치할 수 있는 최소 규모로 사업별 조달 구조에 따라 확대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투자 분야별로는 AI에 전체의 20%인 30조원을 투입한다는 큰그림을 내놨다. 이어 ▷반도체 20조9000억원 ▷모빌리티 15조4000억원 ▷바이오·백신 11조6000억원 ▷이차전지 7조9000억원 순이다. 전체 자금의 40% 이상은 지역에 배분해 균형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150조원 국민성장펀드와 주요 금융권 530조원 생산적 금융의 압도적 숫자에 걸맞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회장은 “150조원 국민성장펀드는 기업 성장의 초석이자 창업을 춤추게 할 마중물”이라고 밝혔고, 서정진 회장은 “성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국가 프로젝트로 민간에서 축적한 경험·데이터·글로벌 네트워크를 국가전략으로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자금은 ▷직접투자 15조원 ▷간접투자 35조원 ▷인프라투융자 50조원 ▷초저리대출 50조원 등의 방식으로 공급된다. 인프라융투자는 반도체·배터리 공정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금융을 지원하는 방식이고 초저리대출은 2~3%대 국고채 수준 금리로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자금을 장기 공급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국민성장펀드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초기 집행 속도를 꼽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대규모 정책 투자가 이뤄질 경우 특혜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결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논란을 우려해 속도가 늦어지기보다는 초기 집행을 통해 정책의 실행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민성장펀드는 정책금융 성격이 강한 만큼 의사결정만 이뤄지면 속도를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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