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운전자금 외화대출 허용
증권계좌없는 외국인도 코스피 거래
외화유동성 감독조치 한시 유예
외국계銀 국내 선물환 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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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가까워지며 환율 불안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 전광판에 달러를 포함한 각국 외화의 환전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향하는 가운데 정부가 외환시장에 달러 유입을 늘리기 위해 ‘외환건전성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금융기관의 외환 유동성 부담을 덜고, 외국계 은행·기업의 자금 유입 경로를 넓혀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관련기사 3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18일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기관과 기업·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외환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내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누적되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화 유입 억제에 초점을 맞춘 기존 외환건전성 제도가 내국인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외화 유출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와 관련한 감독 조치를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위기 상황을 가정해 금융기관의 외화 대응 능력을 점검하는 장치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확충 계획 제출이 요구된다. 이로 인해 금융회사들이 실제 영업에 필요한 수준을 웃도는 외화를 상시 보유해 왔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정여진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은 “이번 조치로 시장에 유입될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감독상 조치는 이로 인해 시장에 풀리지 못하는 물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부담 경감이 (시장에) 가장 즉각적이고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국내법인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비율 규제도 조정된다. 그간 외국계 은행 국내법인은 영업 구조가 외국계 지점과 유사하지만 국내은행과 동일한 75% 규제를 적용받아 왔다.
정부는 해당 비율을 200%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는 외국 본점으로부터 외화를 조달해 국내에서 운용하는 외국계 은행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로, 추가적인 외화 유입을 가로막던 제도적 요인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실물경제와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외화 유입 통로가 넓어진다. 외국환 은행이 수출기업에 대해서는 국내 시설자금 목적 뿐만 아니라 운전자금 용도의 외화대출도 할 수 있게 허용한다. 기업이 외화로 차입한 자금을 국내에서 원화로 환전할 때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이 늘어나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 계좌 없이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도 추진된다. 통합계좌 개설 주체 제한이 폐지되면서 해외 중·소형 증권사의 참여가 가능해졌고, 정부는 이를 통해 해외 개인 투자자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의 전문투자자 지위를 명확하게 하고 외환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 요구됐던 위험회피 목적 확인과 증빙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기업의 외환거래 불편을 해소하고 국내 투자와 원화 보유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외화 유입을 제약해 온 제도적 구조를 손질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통해 외환시장 내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환헤지 비용 절감과 시장 기대 심리 안정 효과도 함께 노린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다만 이런 조치는 단기간 특정 환율 수준을 보장하는 수단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금융 여건과 자본 이동 흐름에 따라 정책 효과의 체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따른 후속조치를 연내 마무리하는 동시에 관계기관과 함께 외환·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추가 보완책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가운데 국고채 금리가 다소 하락했으나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각 기관은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중심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적기에 대응하기로 했다. 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