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여파에서 케데헌까지 “파란만장, 잘 견뎌냈다”[함영훈의 멋·맛·쉼]

피엠아이 국민 1000명 조사

 

APEC 이미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2025년은 현재 법의 단죄를 받고 있는, 실패한 내란의 여파가 1분기까지 이어지고, 대통령 선거로 정권이 바뀌었으며, 정상적 민주주의 체제 정비를 거쳐, 한류의 세계화, 미국의 한국인 전문기술자 쇠사슬 체포와 관세 갈등, APEC 성공적 개최, 미국 신뢰의 회복, 치솟는 환율 등 사회적으로 수많은 희로애락이 있었다.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 했던 2025년 이었다. 우리 국민은 2025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패널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큰 변화 없이 지나간 한 해’라는 응답이 57.8%,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는 응답이 31.0%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생각보다 잘 풀렸다’는 응답은 11.3%였다. 이는 이 조사기관의 연말결산 서베이였다.

국민 10명 중 6명이 ‘큰 변화 없었다’고 응답한 것은, 우리가, 굵직굵직한 외생변수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내공’이 매우 훌륭한 민족임을 재확인한다.

‘잘 풀렸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국민 10명 7명은 이 파란만장했던 2025년에도 자기 직분을 잘 해내며, 혹은 잘 버티며, 심리적, 물리적 동요 없이 지내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025년 한 해 동안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을 확인해 보았다. 응답자들은 ‘물가·금리 등 경제 변동’(2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인간관계 피로(22.9%)’가 경제 요인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건강 관리 부담(16.2%), 번아웃·과로(12.4%)까지 더해지며, 스트레스의 원인은 특정 사건이나 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 전반으로 분산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선택한 스트레스 대응 방식은 비교적 현실적이었다.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2025년에 가장 꾸준히 실천한 활동으로는 운동·걷기 등 건강 루틴(37.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별히 실천한 루틴이 없다’라는 응답도 20.9%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 일부에서는 적극적인 관리 대신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선택 역시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 외 스트레스 완화 방식으로는 나를 위한 작은 보상 소비(12.6%), 명상·휴식·마음 챙김(12.0%), 취미 활동(7.8%), 디지털 디톡스(5.3%), 취향 커뮤니티·모임 참여(3.5%) 순으로 나타났다.

2025년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를 묻는 질문에서는 ‘특별히 만족스러운 소비는 없었다’라는 응답이 2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 자체가 없었다기보다는, 한 해를 돌아보며 뚜렷하게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할 만한 소비 경험이 많지 않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여행·공연·맛집 등 경험 소비(23.5%), 건강·웰빙 관련 소비(13.1%), 옷, 뷰티, 취향 아이템 등 자기 표현 소비(10.2%) 순의 응답률을 보였다.

20대는 자기 표현 소비와 새로운 취미·장비 구매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았던데 비해, 50대는 경험 소비와 건강·웰빙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가 확장되기보다는, 각 연령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에 선택적으로 집중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 2026년에 가장 지출을 늘리고 싶은 분야를 묻자, 응답자의 37.9%가 ‘저축·재테크’를 선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웰빙·건강 관리(21.5%), 여행·공연·전시 등 경험 소비(19.8%), 자기계발·교육(9.8%), 윤리적·지속 가능 소비(5.6%)와 AI 기기·서비스(5.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40~50대에서 저축·재테크를 선택한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내년이 기대된다’는 응답은 32.8%, ‘기대되지 않고 걱정이 더 크다’는 응답은 21.9%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응답은 ‘그냥 그렇다’(45.3%)였다. 이는 2026년에 대해 뚜렷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중도적·관망적 인식이 우세했음을 보여준다.

2026년에 꼭 이루고 싶은 삶의 키워드로는 전 세대에서 ‘건강’과 ‘안정’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외 키워드로는 20대는 성장, 30대와 60대는 여유, 40~50대는 풍요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선택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