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엔비디아 시총 위협…은, AI반도체 타고 올해 금보다 더 올랐다 [투자360]

연초 대비 은값 140% 올라
금/은 비율 12년만에 최저치…금보다 가치 높아
미국 ‘핵심 광물’ 지정에 수요 급증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광물 시장의 ‘승자’는 은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 은이 금을 두 배 이상 앞지른 데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글로벌 자산 상위권에 근접하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온스당 71.632달러로, 연초 대비 139.5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 선물 상승률은 62.98%에 그쳐 은의 상승 폭이 두 배 이상 컸다.

자산 규모에서도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컴퍼니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은의 시장 가치는 4조4630억달러로 전체 자산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2위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4조6380억달러)에 바짝 다가선 수치다. 1위는 금으로 31조535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이후 선물거래소의 증거금 상향 조정 여파로 은 가격이 급락하면서 29일에는 시가총액은 4조320억달러 수준으로 내려왔고, 애플(4조620달러)에 다시 3위 자리를 내줬다.

은 가격 강세는 금 대비 상대 가치에서도 나타났다. 금 1온스를 사는 데 필요한 은의 양을 의미하는 금/은 비율(gold-silver ratio)은 지난 28일 55.3까지 하락하며 12년만에 가장 낮은 숫자를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70선 안팎에서 움직여 온 점을 감안하면 은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의미다. 금/은 비율 하락은 통상 산업 수요 확대와 경기 확장 국면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금과 은 모두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분류되지만 은은 안전자산 성격과 함께 산업 수요가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최근 은값 급등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공급 제약과 산업 수요의 동시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은은 5년 연속 구조적인 공급 부족 상태에 실물 재고 고갈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은은 구리·아연·납 광산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특성상 단기간 내 증산이 쉽지 않다는 점이 공급 측면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태양광 패널(PV) 설치 확대에 따라 은 사용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고성능 반도체 칩 제조 과정에서도 고전도성 소재인 은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기차(EV) 보급 확대와 전장 부품 고도화 역시 은 소비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전기차 한 대에는 내연기관차 대비 두 배 이상의 은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달 미국 정부가 미 내무부가 구리, 야금용 석탄과 함께 은을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 새로 포함하면서 공급망 확보를 정책 과제로 내세웠다. 핵심 광물 목록은 향후 232조 관세 검토에 어떤 광물이 포함될지 결정하는 데 쓰인다.

당초 구리와 야금용 석탄은 이미 예상된 바였으나 은은 예외적이라는 시장 반응이 있었다. 관세 부과 가능성에 뉴욕에서는 은 재고를 급격히 늘면서 가격을 밀어 올렸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대비 은 가격 스프레드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은이 과도하게 저평가됐던 금/은 비율 80~100배 수준에서 60배 이하로 급격히 내려오는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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