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보스턴다이내믹스 “중국과 차별화, 사람 이상의 로봇 만들 것”[CES 2026]

자동차 부품 기술로 로봇 핵심부품 내재화
현대모비스 “로봇 액추에이터로 그룹 경쟁력 제고”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車시장 넘는 기회”

 

오세욱(왼쪽) 현대모비스 로보틱스사업추진실 상무와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와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며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오세욱 현대모비스 로보틱스사업추진실 상무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로보틱스를 본격 추진하면서, 모비스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로봇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핵심 부품 개발 경험과 로봇 부품 간 공통점이 많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액추에이터를 시작으로 휴머노이드 관절 부품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상무가 강조한 현대모비스의 역할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 내재화다. 그는 “우선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데 집중하고, 이후에는 그룹 외부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량 양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로 원가·품질 경쟁력을 그룹 전반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개발을 총괄하는 잭 재코우스키는 로봇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미래 로봇 시장은 현재 자동차 시장 규모를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회가 있다”며 로봇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 아틀라스가 CES2026 현대차그룹 부스에서 시연에 나서고 있다.[heraldk.com]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 아틀라스가 CES2026 현대차그룹 부스에서 시연에 나서고 있다.[heraldk.com]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현대모비스를 핵심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에는 자동차 부품 양산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잭 재코우스키 총괄은 “그룹 전략과 무관하게도 모비스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조향 시스템이나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은 휴머노이드 부품과 기술적 유사성이 크고, 요구 사양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대량 생산 경험이 부족한 반면, 현대모비스는 내구성·가격·품질 측면에서 검증된 공급 역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가 보스턴 다이나믹스에 공급하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콘셉트 [현대모비스 제공]

아울러 오 상무는 “액추에이터는 현재 양산 중인 전동식 조향장치와 구조적으로 유사하고, 모터·감속기 기술도 상당 부분 공유된다”며 “고성능·고사양 로봇 부품 개발을 위해 전문 인력을 충원하며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 전략과 관련해 현대모비스는 오픈이노베이션 기조를 분명히 했다. 오 상무는 “로봇 부품은 자동차 부품보다 훨씬 초소형·고밀도 제품”이라며 “기존 인력에 더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북미와 중국을 포함해 다양한 부품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무작정 외부 협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업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한 보완적 전략”이라고 부연했다.

군집 로봇 제어와 데이터 학습 문제에 대해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업을 언급했다. 잭 재코우스키 총괄은 “대규모 데이터 수집과 머신러닝 인프라는 이미 갖춰져 있고, 고난도 로봇 문제를 해결해 온 딥마인드와의 협업을 통해 복잡하고 유연한 조작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모비스에 선행 설계 노하우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도 언급됐다. 오 상무는 “현대차그룹은 연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공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액추에이터는 로봇 원가에서 50~6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초기 물량은 크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액추에이터 외에도 그리퍼, 배터리, 레이더·라이다 등 자율주행 센서 기술을 로봇 핵심 부품으로 검토하고 있다. 오 상무는 “이미 확보했거나 확보 가능한 기술, 그리고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로봇 업체와의 경쟁에 대해 양사는 ‘실제 산업 현장 가치’를 차별점으로 꼽았다. 잭 재코우스키는 “중요한 것은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라며 “보여주기식 동작이 아니라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도와 내구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오 상무 역시 “중국 업체들이 사람의 동작 모사에 집중한다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양산 라인에서 사람 이상의 성능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산업 관련 법·제도 정비 필요성도 언급됐다. 잭 재코우스키 총괄은 “로봇 분야는 아직 인증과 표준, 법령이 미비한 상황”이라며 “자율주행 산업처럼 정부와 업계가 함께 표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미 미 정부 표준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미 협력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