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병기 제명-재심 ‘진흙탕 싸움’ [이런정치]

“재심 시 윤리심판원 판단 절차 따를 것”
金 “재심 청구” 반발에 비상징계 관측도
“고도의 정무적 절차…당 지도부 협의”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비위 의혹 속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김병기 의원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을 내리자 김 의원은 즉각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례없는 현직 국회의원 제명 절차가 당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재심 절차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대표 직권 비상징계도 거론되고 있다. 자진탈당 압박과 제명 처분에도 김 의원이 물러나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면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윤리심판원에서 제명 조치가 의결됐다. 재심을 청구하면 윤리심판원에서 또 판단하는 게 절차”라고 말했다. 일단 일각에서 제기된 당대표 직권의 비상징계 가능성에 거리를 둔 셈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국회의원의 제명 절차는 윤리심판원의 심의와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 의결과 의원총회에서 과반 찬성 의결로 이뤄진다. 윤리심판원 의결 후 일주일 내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윤리심판원은 60일 이내에 다시 판단해야 한다. 다만 정청래 당대표가 직권으로 비상징계를 결정할 경우 윤리심판원의 재심을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 의결로 직행할 수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재심이 장기화할 경우 비상징계 가능성에 “고도의 정무적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최고위원들과 당대표가 협의를 하겠다”면서도 “재심을 신청하더라도 그렇게 길게 가겠나. 다음 주 정도면 의원총회 절차까지 가지 않겠나정도 예상하고 있는데 좀 지켜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처분을 의결한 지 약 한 시간 만에 즉각 반발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며 “한 달만 기다려 달라는 요청이 그토록 어려웠습니까?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뭡니까”라고 무고를 지속 주장했다.

당 윤리심판원은 전날 오후 9시간에 걸친 심의 끝에 김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징계 시효 완성 여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전날 오후 7시께 소명을 마치고 퇴장했으나, 윤리심판원은 4시간 가까이 심의를 이어갔다. 김 의원 측에서 윤리심판원 회의 당일 제기한 ‘징계 시효 만료’를 검토하는 과정이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리심판원은 제기된 13개 의혹 중 징계 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사안도 있다고 봤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의결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 시효가 완성된 사실들은 징계 양정에 참고 자료가 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고,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징계 사유만으로 제명 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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