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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금 가격은 장중 최대 2.7%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4600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도 최대 7.8% 치솟아 온스당 86달러를 넘어섰다.[연합]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검찰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자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치적 압력으로 통화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소폭 상승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금 가격은 장중 최대 2.7%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4600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도 최대 7.8% 치솟아 온스당 86달러를 넘어섰다. 달러는 파운드화와 유로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0.3% 하락했다.
국채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장중 4.21%까지 올랐다가 뉴욕 정오 무렵 4.18%로 내려왔다. 미 증시는 장 초반 약세를 보였으나 낙폭을 만회하며 소폭 상승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자산 가격 변화를 정치 리스크에 따른 ‘가치 절하 거래’의 재부상으로 해석했다. 연준이 정치적 압박에 노출될 경우 정책 금리가 평소보다 낮게 유지될 수 있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0년 만기 손익분기점 물가(BEI)는 11월 이후 처음으로 2.3%에 도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 본부 25억달러 규모 개조 사업과 관련한 지난해 6월 의회 증언을 둘러싸고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행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형사 고발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판단에 따라 금리를 설정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환장 발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파월 의장은 연준 운영에도, 건물 건설에도 능숙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연준 독립성 약화로 이어질 경우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 자산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흐름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이런 전망이 금·은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5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상대로 해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 금값이 급등하고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정치 변수 외에 지정학적 긴장도 금과 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 내 시위와 중동 리스크가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극도로 소름 끼친다”며 “시장이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