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요 억제 정책, 양극화 키워”
전국의 대장 아파트를 지칭하는 ‘KB 선도아파트 50’ 단지에서 올해 강남3(강남·서초·송파구)의 비중이 70%(35개 단지)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방단지가 전멸한 데 이어, 경기도 광교 등에서도 단지 이탈이 일어났다. “실거주 한 채를 제외하고 모두 팔아라”는 ‘똘똘한 한 채’기조가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광교·남가좌동 대장아파트, 강남 재건축·신축으로 자리 뺏겨=26일 KB 부동산이 공개한 ‘2026년 KB 선도아파트 50’에 따르면 지난해와 달리 올해 명단에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청동에 소재한 광교중흥S클래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DMC파크뷰자이 두 아파트가 빠졌다. 각각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서초동에 소재한 동부센트레빌과 서초그랑자이도 제외됐다. 대신 그 자리에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개포자이프레지던스, 압구정동 미성(2차), 대치동 선경(1·2차) 아파트가 편입됐다. 네 단지 모두 강남구에 소재한 신축·재건축 아파트다.
KB 선도아파트 50은 KB부동산이 매년 시세 총액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발표한다. 한 세대당 가격이 높을 뿐 아니라, 명단 대부분이 1000세대 전후의 대단지로 구성돼 있어 그 해의 대장 아파트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수익성과 환금성을 모두 갖추다 보니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똘똘한 한 채’ 수요도 이 50개 단지로 쏠린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50개 단지 안에는 서울 곳곳과 지방의 대장 아파트들이 골고루 포함돼 있었다. 2024년 당시 부산 북구 화명동에 있는 화명롯데캐슬카이저아파트와 해운대구 재송동에 소재한 더샵센텀파크 아파트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고, 또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아파트·마포구 성산동의 성산시영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들 단지가 모두 빠지고 그 자리를 강남의 신축·재건축 아파트가 채웠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의 비중도 2024년 60%→2025년 64%→2026년 70%로 급증했다.
▶수요억제 결과는 ‘양극화’…전문가 “세제 규제 시 더 심해질 것”=전문가들은 국내 대장 아파트가 특정한 지역에 몰리는 쏠림 현상은 곧 ‘양극화’의 심화를 의미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6·27과 10·15 대책 등 두 차례의 강력한 수요억제책이 시행되며 시장이 더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상급지의 부동산을 찾아 이동했다는 것이다. 또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실거주를 강제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총액을 6억원으로 제한(6·27 대책)하고, 이 마저도 15억원 이상 25억원 미만은 4억원, 25억원 초과 대출은 2억원으로 강화(10·15 대책)하자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현금부자’에게 유리한 판이 됐다. 규제 전 ‘무조건 사자’ 기조가 확대되는 등 패닉바잉을 불러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 통계 공표 이후 최고치인 9%에 육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를 향한 양도소득세 및 보유세가 강화할 시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히려 다주택자의 운신의 폭을 넓혀줘야 국내 각지의 주택 매입이 수월해지고, 수요가 타 지역에도 분산되면서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규제가 시장을 왜곡시킨 사례”라며 “세금 규제 강화는 ‘두 채 갖고있지 말라’를 의미하는데, 그럴 경우 상급지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