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AI 컴퓨팅센터·국산 AI 핵심 사업 본격화
국예정처 “양적 확대 넘어 집행 성과 관리가 관건”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최근 정부가 고성능 GPU 확보와 국가 AI(인공지능) 컴퓨팅센터 구축 등 AI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하는 가운데, 올해 AI 예산이 9조9000억원으로 편성되면서 대규모 재정 투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와 중복 투자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예산 현황과 향후 과제’에 따르면 2026년 AI 예산은 전년 본예산(3조3000억원) 대비 약 3배 늘었다. AI 관련 사업 수도 738개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정부가 AI 예산을 공식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국가 차원의 ‘AI 총력 투자’가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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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예산정책처 제공] |
예산 구조의 변화도 뚜렷하다. 기술개발(2조9000억원)과 인프라·연구기반 조성(2조5000억원)과 함께 산업·생활·공공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AX(AI 전환)’ 부문에만 2조4000억원이 배정됐다.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행정·산업 현장에 AI를 실제로 심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다만 예산 확대만으로 목표 달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예정처는 특히 고성능 GPU 확보·배분 과정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봤다. 정부는 2028년까지 5만2000장 이상의 GPU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 구매 물량과 슈퍼컴퓨터 6호기,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을 병행 추진 중이다.
문제는 확보 이후다. GPU가 어떤 기준으로 배분되고, 산·학·연의 실제 수요를 얼마나 충족시키는지, 전력 공급과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가 정책 성과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국산 AI’로 불리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도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정부는 글로벌 거대언어모델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국내 기업을 선정해 GPU·데이터·인재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참여 기업의 해외 모듈 활용 논란과 평가 기준의 공정성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단순한 선정 경쟁을 넘어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성과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AI 연구소 설립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 국가과학AI연구소와 국가 범용인공지능(AGI) 연구소 설립 비용을 반영했지만, 연구소의 기능과 역할, 기존 연구기관과의 관계 설정은 아직 구체화 단계에 있다. 사업 목적과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이 먼저 집행된 셈이다.
예정처는 AI 예산의 궁극적 목표를 ‘정부 지출의 산업 확산’으로 명확히 했다.
글로벌 AI 지수에서 한국은 정부 전략과 인프라 부문에서는 상위권이지만, 인재와 산업 생태계 순위는 상대적으로 낮다. 대규모 재정 투입이 민간 기업의 투자 확대와 우수 인재 유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도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다.
김성은 예산정책처 산업예산분석과 분석관은 “AI 예산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재정당국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정책·예산의 타당성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필요할 경우 보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