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러트닉 이틀 연속 워싱턴 담판에도 결론 없이 ‘빈손’
기업들 사업계획 ‘고심’…트럼프 임기 내내 반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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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측과 통상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속도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관세 인상을 예고한 후 미국에 급파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조야를 두루 접촉하며 설득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 본부장은 토요일인 31일(현지시간)에도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와 연방 의회 및 미국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 본부장은 전날 새벽 워싱턴DC에 도착했으며, 입국 당일부터 이들을 다방면으로 접촉해왔는데, 이날뿐 아니라 일요일인 2월 1일에도 이러한 아웃리치 활동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 트럼프 정부의 최고위급 핵심 인사와 면담하고 귀국한 데 이어 여 본부장은 김 장관보다 접촉면을 더 넓혀 다양한 인사들과 만나려 시도하는 것이다.
행정고시 36회 출신인 여 본부장은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MPA) 학위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은행 선임투자정책관, 주미합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하버드 케네디스쿨 기업정부센터(M-RCBG)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조야의 사정에도 밝다는 평가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의 미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에 기타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방미의 초점이 관세 인상을 저지하는 데 맞춰진 만큼 여 본부장은 한국 국회의 정치 상황, 입법 절차 등이 미국과 다른 점을 두루 설명하면서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오해를 불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여 본부장은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29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상황을 파악하고, 합리적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 본부장의 미국 출장 일정은 오는 5일까지 예정돼있다. 그는 남은 기간 자신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관세 문제를 비롯한 한미 통상 현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계속 계류 중이다 보니, (미국 측이)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들이 있었다”면서 “비록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한국 측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간 불필요한 오해가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 청사를 찾아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이틀 연속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압박한 배경으로 미국 연방대법원이 조만간 상호관세의 적법성에 대해 판단할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상호관세 부과의 법적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통해 성과를 서둘러 확보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가장 큰 부담은 기업에 돌아간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도 관세가 오르내릴 때 몇몇 기업들은 생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지 말지 깊이 고민해야 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연간 사업계획 추진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 상시적인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투자 업종 선정이나 투자집행 속도를 이유로 유사한 압박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