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 제기자들 2심 무죄…10년만에 뒤집혔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양승오 주임과장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가 2016년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는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이 10년 만에 뒤집힌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6-3부(이예슬·정재오·최은정 고법판사)는 4일 박씨의 병역 의혹을 제기한 혐의를 받는 양승오 박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 5명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피고인 1명에 대해서는 선거법상 탈법 방법에 의한 문서 배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만원이 선고됐다.

양 박사 등은 박씨가 병역 비리를 저질렀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박 전 시장을 떨어뜨리려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기소 됐다.

박씨는 2011년 8월 공군 훈련소에 입소했으나 그해 9월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한 뒤 재검에서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듬해 1월부터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됐고, 박씨는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신체검사를 받으며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을 했다.

당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이던 양 박사 등은 공개 신검 이후에도 MRI가 바꿔치기 됐다고 주장하며 박씨를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박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 2016년 2월 1심은 공개 MRI 촬영 당시 “의학영상 촬영에 대리인이 개입하지 않았고, 세브란스 공개검증도 본인이 한 사실이 명백하다”며 박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촬영자료 속 피사체의 치아, 귀 모양 등 신체 특징이 박씨와 다르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양 박사 등이 “자신의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크고, 의혹을 해소하지도 못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병역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들이 공개 신검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점을 문제 삼으며, “MRI 공개가 의혹 제기자를 배제한 채 이뤄진 만큼 영상 속 피사체가 박씨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리인 개입 여부가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되기 전까지 피고인은 기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영상 피사체와 관련해 추가 검증 노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들어 허위사실 공표나 후보자 비방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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