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데이터센터’ 명분 내세웠지만
핵심은 xAI 자금난 해소
상장 앞둔 스페이스X가 AI 자금줄 역할
“AI 열풍 식기 전 조달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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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될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합병하려는 배경에는 ‘우주 궤도 데이터센터’라는 장기 비전보다, 당장 xAI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 기업가치가 약 1800조원에 달하는 두 회사를 묶어 AI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미 경제전문 매체 CNBC는 3일(현지시간) “머스크가 밝힌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은 먼 미래의 이야기”라며 “현재로서는 xAI의 현금 부족 문제가 합병 논의의 핵심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전날 스페이스X와 xAI를 합치는 이유로 우주 궤도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언급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명분에 가깝게 보고 있다.
실제로 xAI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며 자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기술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xAI는 지난해 1~9월 동안 약 95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사용했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올해 초 기업가치 약 2300억달러로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자금력에서 여전히 열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스페이스X는 머스크가 AI 개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통로로 꼽힌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스페이스X는 상장 시 기업가치 1조5000억달러 수준에서 최대 50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위성·통신산업 시장조사업체 TMF어소시에이츠의 팀 패러 대표는 “xAI를 스페이스X에 통합하면 AI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선호를 활용할 수 있고, 누적 적자를 감당할 재정적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다른 기업들도 xAI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 머스크가 이끄는 유일한 상장사인 테슬라는 지난달 말 분기 실적 발표에서 xAI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열풍과 규제 완화라는 우호적 환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 역시 임기 이후에는 달라질 수 있어, 머스크가 자금 조달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xAI 주식 1주는 스페이스X 주식 0.1433주로 전환된다. 문서상 평가된 주당 가치는 xAI가 75.46달러, 스페이스X가 526.59달러다. 패러 대표는 머스크의 기업들이 복잡하게 얽힌 이른바 ‘머스코노미’가 머스크 개인에 대한 신뢰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그의 제국 중 어느 한 축이 흔들리면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