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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에서 62만개의 비트코인(60조원대)을 오지급하면서 ‘장부 거래’ 방식이 논란에 휩싸였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선 지난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다 직원의 단위 입력 실수로 62만원 대신 62만개의 비트코인(60조7600억원 상당)을 보내는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실제 보유 수량(4만6000여개)의 12배가 넘는 규모다.
당시 빗썸 앱에 표시된 비트코인 내부 유통량은 4만6000개 수준에서 순식간에 66만개를 돌파했다. 전 세계 비트코인 총발행량(2100만개)의 3%에 달하는 수량이 거래소 안에서 생성된 것이다. 당첨자 계좌엔 1인당 평균 2490개(2440억원 상당)가 찍혔다. 일부는 즉시 매도에 나섰다.
이번 사고는 빗썸 같은 중앙화 거래소(CEX)의 운영 구조에서 비롯됐다. CEX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데이터베이스(DB)상 장부 잔고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거래 속도와 편의성은 뛰어나지만, 시스템 오류 시 실제 보유량과 장부상 수량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블록체인상 스마트 계약으로 직접 거래하는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달리, CEX는 이용자 신뢰 확보를 위해 정기적으로 초과 보유 수량을 공개한다. 빗썸은 지난해 말 기준 재무실사에서 장부상 수량보다 실물을 1.4% 더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빗썸은 장부 숫자를 바꿔 비트코인을 회수한 뒤 “지갑 보관 수량은 엄격한 회계 관리로 고객 화면 표시 수량과 100%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는 거래소 내부에서 사실상 ‘돈 복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며 불신을 드러냈다. 내부자가 고의로 장부상 코인을 생성해 유통해도 이용자가 인지할 방법이 없다는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보유량보다 훨씬 많은 코인이 유통돼 출금 불가능했던 경우로, 제도권 금융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장부 거래 자체보다는 내부 통제와 실시간 잔고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안을 막판 조율 중인 가운데, 이번 사태가 규제 강화 논의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행은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 훼손이 대규모 동시 출금 사태(코인런)로 이어질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불안이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