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개헌안’ 꺼내든 다카이치 “구체적 개헌안 논의 희망…야스쿠니 환경정비 노력”

총선 與압승 직후 입장
‘전쟁 가능 국가’로 헌법개정 시도 대해 “자민당의 당론”
비핵 3원칙 재검토 가능성 부정 안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겸 자민당 대표가 지난 8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중의원 선거결과에 대해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승부수로 내세운 조기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8일 헌법 개정과 관련해 “자민당의 당론”이라며 의욕을 나타냈다.

9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민영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언급하고 “헌법 개정안은 각 당이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 안을 확실히 헌법심사회에서 심의할 수 있게 된다면 감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중의원(하원) 전체 465석 중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310석을 웃도는 316석을 확보했다.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일본유신회의 의석수(36석)를 합하면 352석이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지난해 10월 연립 여당 구성에 합의하면서 개헌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는 현 헌법 체계에서 전쟁과 무력행사는 영구적으로 포기하고, 육·해·공군 등 군 병력도 보유하지 않고, 교전권도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자위대는 군이 아닌 경찰력으로, 헌법에 그 존재도 명시되어있지 않다. 또 핵은 가지지 않고, 들여오지 않고, 만들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헌법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자민당은 오래전부터 이를 개정하려는 의욕을 보여왔다. 여기에 우파 성향의 유신회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 2024년 총선 이후 야당에 내줬던 헌법심사회장 자리를 되찾아 와 개헌 논의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비핵 3원칙 재검토에 대해서도 부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엄중한 안보환경’을 이유로, 핵무기 ‘반입 금지’ 규정을 바꾸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을 언급하면서 비핵 3원칙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살상력이 있는 무기 수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우호국,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면 이전(수출)해도 좋다는 전제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우선 동맹국과 주변 국가들에 제대로 이해를 얻어야 한다”며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은 ‘환경 정비’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주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고(故) 아베 신조 전(前) 총리가 지난 2013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 때 “미국과 사전에 조율했지만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으로부터 불만이 나왔다”며 동맹국들과의 의견 조율 필요에 대해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4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야스쿠니신사는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 온 장소”라며 총리가 될 경우에도 참배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총리 취임 후인 지난해 10월에는 한국, 중국 등의 반응을 우려해서인지 참배 대신 사비로 공물을 봉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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