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조절치료제와 RPT 플랫폼으로 기술적 우위
2026년 가동될 빅 바이오텍을 향한 도약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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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SK바이오팜이 주력 제품인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통해 확보한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중추신경계(CNS)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중심의 차세대 성장 엔진 가동에 박차를 가한다.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기존 치료제를 넘어 질병의 원인에 직접 개입하는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빅 바이오텍(Big Biotech)’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된 R&D 세션을 통해 중장기 연구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세노바메이트가 만들어낸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토대로 미래 먹거리인 RPT와 파킨슨병 치료제 등 ‘뉴 모달리티(New Modality)’ 및 플랫폼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여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먼저 CNS 분야에서는 뇌전증 치료제 개발로 축적한 저분자(Small Molecule) 연구 역량을 살려 질병조절치료제(DMT) 개발에 집중한다. 특히 파킨슨병 치료제인 ‘SKL32276’은 GCase 활성화를 통해 리소좀 기능을 강화하고 병원성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전을 가졌다. 전임상 단계에서 운동기능 장애 지연뿐 아니라 80% 이상의 병원성 단백질 제거 효과를 확인했으며, 3개월간의 휴약 후에도 효능이 지속됨을 입증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증상 완화를 넘어 질병 진행 자체를 차단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 핵심 전략인 RPT 분야에서는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 확보가 눈에 띈다. SK바이오팜은 외부에서 도입한 NTSR1 타겟 치료제 ‘SKL35501’과 CA9 타겟 치료제 ‘SKL37321’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L35501은 올해 1월 미국 FDA와 한국 MFDS로부터 임상 1상 IND 승인을 완료하며 선두 주자로 나섰다. 여기에 확장성·안정성·효율성을 개선한 독자적 ‘킬레이터(Chelator)’ 플랫폼을 더해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적 단백질에 안전하게 도달시키는 기술적 우위를 점한다는 복안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세노바메이트의 확장 임상이 완료 단계에 진입한 지난해부터 새로운 파이프라인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왔으며, 세노바메이트에 기반한 빠른 이익 증가세와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올해를 기점으로 넥스트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투자 및 성과 확인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5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5476억원) 대비 29.1% 증가한 706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039억원으로 전년(963억원) 대비 111.7% 폭증하며 처음으로 2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연간 2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하며 견고한 재무 구조를 입증했다.
이러한 실적 성장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시장 안착이 견인했다. 세노바메이트의 2025년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37.8% 증가한 4억4320만달러(약 6303억원)를 기록했다. 처방 수 또한 12월 기준 월간 4만7103건에 도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4분기 매출은 194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 소폭 상승했으나, 핵심인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계절적 요인(Gross-to-Net)과 운송 중 재고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4.9% 조정된 1억1790만달러(1708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4분기 기타 매출은 완제의약품(DP) 및 원료의약품(API) 매출 111억원과 용역 수익 125억원을 합쳐 총 236억원을 거두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회사는 2026년 가이던스로 세노바메이트 매출 5억5000만달러~5억8000만달러, 로열티 수익 350억원을 포함한 기타 매출 1100억원을 제시하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R&D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2026년 판매관리비는 최대 5700억원 수준까지 예상되지만, 세노바메이트의 압도적인 매출 성장세가 이를 충분히 상쇄하며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