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반박한 美쿠팡 “검증 결과 누락”
당정 추진 개정, ‘소급 가능성’이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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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심 내 한 쿠팡 배송 물류센터의 모습.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두 달 만에 마무리됐다. “유출 정보는 3000건에 불과하다”는 쿠팡의 주장과 달리, 민관합동조사단은 3367만건이 유출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과징금 규모에 시선이 집중된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쿠팡에서 유출된 고객정보는 3367만3817건이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과거 직원이었던 유출자가 저장한 개인정보 규모가 3000건에 불과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조사단의 결론은 쿠팡의 110만배가 넘는 수준이다. 정부 조사단은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민감 정보가 포함된 페이지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총 1억4805만6502회 조회됐다는 발표도 내놨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조회가 유출을 의미한다”며 “조회라고 해서 법적 처벌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큰 우려를 낳았던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 실장은 “2차 피해에 대한 부분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결제 정보의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 실장은 “현재까지 조사한 사항으로는 없다”고 했다.
합동조사단 결과를 바탕으로 쿠팡에 부과된 과태료는 ‘3000만원 이하’ 수준이다. 쿠팡이 침해사고 인지 후 24시간 이내 신고해야 한다는 의무를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과징금 규모는 향후 합동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에서 결정한다. 개보위는 조사단의 발표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개보위 제재 수위에 따라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상한은 위반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3%다. 지난 2024년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 아이엔씨(Inc.) 매출은 약 41조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1조원대 과징금이 가능하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지난해 2324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은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다만 발표 결과를 둘러싼 이견은 해소돼야 할 부분이다. 쿠팡Inc는 합동조사단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공개 반박에 나섰다. 쿠팡 Inc는 “전 직원이 접근한 계정 정보 중 공용현관 출입 코드가 포함된 사례는 2609건”이란 입장이다. 전 직원이 정보를 저장한 약 3000개 계정 중 일부에만 공용현관 출입 코드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쿠팡 Inc는 “민관합동조사단 보고서는 해당 전 직원이 공용현관 출입 코드에 대해 5만건의 조회를 수행했다고 기재하면서도, 해당 조회가 실제로는 단 2609개 계정에 대한 접근에 한정된 것이라는 검증 결과는 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당정이 논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도 추가적인 논쟁을 부를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기업 등의 고의·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법정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개정안 입법 이전에 벌어진 유출 사고에 대해서도 사실상 소급 적용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쿠팡 사태가 한미 통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애덤 패러 블룸버그 선임 애널리스트는 10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의 대담에서 “쿠팡 매출 대부분은 한국에서 나오지만, 법적으로는 미국 기반 회사”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이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하게 되면 무역이나 관세 같은 수단으로 대응할 위험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패러는 트럼프 1기 및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몽골 담당 보좌관 출신이다.
패러는 미 하원 법사위의 청문회를 통해 이번 사태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 5일 쿠팡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표적화’에 대해 증언하라는 소환장을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 측에 발부했다. 로저스 대표는 오는 23일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을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쿠팡 사태가) 양국 정부 사이에 오해를 가져오지 않도록, 과열되지 않게 잘 상호 관리를 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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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