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공항, 설연휴 120만명이 떠난다 [세상&]

연휴 기간 해외 이용객 100만명 이상
포근한 날씨 예보에 국내 여행도 인기
대가족 모임대신 취미·휴식 선택 늘어

 

설 명절 연휴를 앞둔 1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짧은 설 연휴와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가까운 해외나 근교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대가족이 모이기보다 가족 단위로 조용히 명절을 보내는 문화가 점차 자리잡으며 명절 풍경도 변화하고 있다.

국내 근교 나들이·단거리 해외여행 인기

 

13일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에서 시민들이 상행선 열차 승강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13일부터 18일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를 오가는 이용객은 약 122만 명(출입국 합계)에 이른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출발 여객이 가장 붐비는 날은 14일, 도착 여객이 가장 많은 날은 18일로 예상된다.

비교적 짧은 연휴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수요는 몰리고 있다. 특히 이번 설 연휴 기간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 단거리 국가로의 예약률이 높게 나타났다. 놀유니버스가 발표한 설 연휴(2월 14~18일) 예약 데이터(투숙·이용일 기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해외 숙소 예약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했다.

국내 여행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온화한 기온이 예보되면서 당일치기 나들이나 1~2박 일정의 근교 여행을 계획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기상청은 올해 설 연휴 기간 낮 최고기온이 18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휴에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놀유니버스에 따르면 강원(18%)과 경기(12%), 경북(9%)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각자 취향에 맞는 여행과 휴식을 계획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직장인 이한결(29) 씨는 “시골에 내려가 차례 지내는 것보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쉬는 게 요즘엔 더 ‘위너(승리자)’ 같다”며 “연휴가 짧아 가까운 지역으로 1박2일 여행이나 당일치기 나들이를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부 양효민(52) 씨는 “양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이후에는 명절에 따로 가족끼리 모이지 않고 있다”며 “아이들 방학에 맞춰 일본 후쿠오카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올 것”이라고 전했다.

차례·제사 없는 명절…‘집콕’ 즐기는 1인 가구

 

설 연휴를 앞둔 11일 서울 경동시장의 모습 [연합]

여행·숙박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가족 단위·소규모 여행객을 겨냥한 연휴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근교 호텔 패키지와 당일 체험형 프로그램 등의 예약도 증가하는 추세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연휴답게 호텔에서 편히 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장거리 이동 부담을 줄이면서도 휴식에 집중하려는 수요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들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취미·자기계발에 집중하는 ‘집콕 명절’을 선택하기도 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나 홈파티, 영화 감상 등으로 연휴를 평소와 다름없이 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직장인 유모(32) 씨는 “이번 설 연휴에는 자취방에서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며 “짧은 휴가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쉬면서 컨디션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과거와 달리 서서히 변화하는 명절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차례나 제사를 지낼 예정이라는 응답은 35%로 지난해 설(40%)보다 5%포인트 감소했다. 차례나 제사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44%로 절반에 못 미쳤다.

이동한 한국리서치 수석연구원은 “명절이 공동체 규범을 수행하는 시간에서 세대별로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개인화된 휴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30대는 친족 모임을 회피하고 기혼 여성은 경제적·육체적 부담을 크게 느끼는 등 명절 경험이 세대와 성별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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