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영광의 당대회를 맞이한 인민의 환희가 수도의 거리에 차넘친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뉴스1] |
[헤럴드경제=윤호·전현건 기자]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로 꼽히는 노동당 제9차 대회가 19일 막을 올렸다. 향후 최고인민회의가 당대회의 결정사항을 헌법에 반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가적 공식 지위를 더욱 격상시킬지, 한국을 상대로 한 ‘적대적 두 국가론’을 헌법에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공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가 전날 수도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앞날에 대한 낙관과 자신심에 충만되어 당 제9차대회에 임하고 있으며 이는 실로 커다란 변화이고 발전이며 현 단계에서의 자부할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년 전인 지난 8차 당대회와 비교해 “대외적으로 보아도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짐으로써 세계정치구도와 우리 국가에 미치는 영향관계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전례를 보면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가 마무리되면 그 결정사항을 법제화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가 연이어 개최되는 경우가 많았다. 회의가 열리면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북한이 김일성에게 ‘영구 결번’시켰던 주석직을 되살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부여할지다.
북한은 김일성 사후 그를 ‘영원한 주석’으로 선포하면서 국가 최고권력자 직함으로서의 주석제를 폐지했었다. 김정일은 국방위원장, 김정은은 국무위원장 직함을 갖고 국가기구를 지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 매체들이 2024년 9월 이후 김정은을 ‘국가수반’으로 공개 지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그가 이번 최고인민회의의 헌법 개정을 통해 주석직을 부활시킬 가능성을 거론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당대회를 거칠 때마다 김정은은 권력 강화를 해왔다”며 “김정은은 그동안 할아버지에 대한 흉내를 내왔다. 이제는 영원한 주석의 자리까지 넘보며 상상할 수 없었던 김일성의 위상까지 넘보는 모습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9차 당대회를 통해 당규약에 한국을 상대로 한 ‘적대적 두국가론’을 명문화한다면 이어지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이를 헌법에 반영하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023년 12월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는 대남 노선 전환을 선포하고 이를 법제화하겠다고 수 차례 공언했지만, 구체적 결과물이 공개된 적은 없다.
북한은 2024년 10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개헌을 한 뒤 같은 달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규정)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정한 헌법 전문을 아직 공개하지 않아 남북관계와 통일 등의 조문이 실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9차 당대회에서 당 규약에 적대적 두 국가 방침을 먼저 명문화한 뒤, 바뀐 헌법까지 종합적으로 공개하며 제도화를 완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기존 헌법에 있던 통일, 민족 등의 표현을 수정할 뿐만 아니라 자체 영토·영공·영해 조항 등도 신설해 대남 적대 정책을 강화할 수도 있다.
양 위원은 “북한은 최근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간 ‘서사’를 토대로 핵과 미사일 강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당대회 개회사에서 미국이나 한국, 핵역량 등을 언급하지 않은 채 경제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오늘 우리 당앞에는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을 추켜세우고 국가사회생활의 모든 분야를 하루빨리 개변해야 할 무겁고도 절박한 역사적 과제들이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새 전망계획기간은 새시대 지방발전정책, 농촌혁명강령을 비롯하여 인민의 세기적 숙망을 실현하기 위해 책정하고 시발을 뗀 중장기적인 계획들을 본격적으로 진척시켜야 할 중대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에 있어 관행적으로 해왔던 분야별 성과 지표 발표수준이 아니라 좀 더 새로운 분야가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기조대로 지방건설 등이 중심이 되겠지만, 인공지능(AI)과 세계 통상질서 등 관련해 변화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