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천피’에도 소외…“남 이야기 같다”

투자자예탁금 올해 들어 20% 증가
반도체 포모 확산, 코스피 투자 어려워
삼전·하닉 제외 코스피, 3900~4000


코스피 지수가 25일 장중 6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7000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입구에 설치된 강세장을 의미하는 황소상이 약세장을 의미하는 곰상을 넘어트리는 모습. 임세준 기자


#.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모(45) 씨는 “지인 중 한 명은 대출까지 받아 삼성전자에 1억원을 투자해 큰 수익을 거뒀다”며 “당시엔 고점이라고 생각해 지켜봤는데, 그 선택이 너무 후회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뉴스에서 보던 ‘벼락거지’가 내가 아닐까 싶다”며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뒤처지고 있다. 증시 상승은 남의 이야기 같다”고 털어놨다.

코스피 지수가 5000선에 이어 25일 장중 6000선까지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이에 편승하지 못한 포모(FOMO, 소외 공포)’ 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두 종목에 집중되면서 이에 편승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상대적 상실감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75.89% 상승해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24일 기준 41.66%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상승 흐름에 올라타려는 대기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90조원에서 23일 108조원까지 증가했다. 약 20% 늘어난 규모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둔 자금으로,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잠재 매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 바 ‘빚투’를 가늠할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3일 기준 31조712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만해도 27조원대에 그쳤으나,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즉, 그 어느 때보다 투자에 참여하려는 심리는 극대화된 상태다. 관건은 최근 급등 국면이 일부 종목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최근 코스피 상승은 두 대표 반도체 종목이 견인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들어서만 각각 66.81%, 54.38% 급등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씨(28)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수익률이 저조하다”며 “매일 눈 뜨면 오늘이라도 매수해야 하나 고민한다”고 전했다.

반도체 종목에 대한 ‘하락 베팅’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차거래 1위 종목은 지난 24일 기준 삼성전자로, 잔고는 19조원에 달한다. 올 초 15조원에서 26.7% 불어났다. 대차잔고는 공매도 대기 자금을 뜻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경제보다 반도체 두 기업의 실적 상향 폭이 너무 가파르다”며 “반도체 두 기업을 뺀 코스피, 실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코스피는 3900~4000선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단기적으론 포모 현상으로 보이지만, 향후 자연스레 투자 다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자금 머니무브는 단기적으로는 과열 신호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단순 ‘포모’로 보기 어렵다”며 “위험자산 비중이 낮았던 개인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대표주 중심으로 유입되며 지수 하방 변동성을 완충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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