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000? 시작일 뿐…디스카운트 완전히 끝나면 ‘만포인트’도 가능”

주식농부 박영옥,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기업가치=주주가치 시장으로 변모 중
“주식, 매매 아닌 동업 대상으로 봐야”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스마트인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지금은 버블이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입니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급등한 국내 증시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일치되는 구조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며 코스피 6000선 돌파는 구조적 재평가의 시작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한국 증시의 오랜 저평가 원인으로 ‘주주환원 부족’을 지목했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인색해 자금이 기업 내부에만 머물렀고, 이에 따라 시장 전체가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1000만원짜리 기업이 매년 100만원의 이익을 내도 과거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도 받지 못했다”며 “(1000만원짜리 기업이) 9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시장이 이제야 1.6~1.7배까지 올라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신흥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최근의 제도 변화에 주목했다. 상법·자본시장법 개정 논의와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등이 맞물리며 주주 보호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은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대해 일반 주주가 보호받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이제는 기업 이익이 배당과 주주환원을 통해 가계로 흘러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수 전망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이다. 박 대표는 “7000선도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며 “장기적으로는 ‘만포인트’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수 숫자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저평가 기업이 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은 배당…성장과 환원은 함께 가야

최근 시장을 이끄는 인공지능(AI)·반도체·이차전지 등 이른바 ‘국민 테마주’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박 대표는 “성장 스토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업이 돈을 벌었다면 그 과실을 주주와 나누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당을 “기업이 이익을 제대로 내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자 주주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태도”라고 표현했다.

그는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주주환원을 계속 미루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성장 속에서도 배당을 늘릴 수 있는 기업이 진짜 좋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볼 때는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과 함께 경영진의 덕목을 함께 본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 사업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는지, 경영진이 열린 자세로 주주와 소통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고 설명했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스마트인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포모(FOMO·소외 불안)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박 대표는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사야 할 것 같은 FOMO 심리가 투자 기준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본질 가치보다 수급과 유행에 기대어 더 비싸게 사줄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폭탄 돌리기와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짜 투자는 군중의 함성이 들리지 않는 곳에 있다”며 “남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깊이 공부해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구조적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주주 중심의 제도가 굳어지면서 비효율적인 기업이 계속해서 살아남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전환사채(CB) 발행과 리픽싱 제도, 복잡한 순환출자와 출자조합, 감자와 잇단 유상증자, 대주주에게 유리한 프리미엄 제도 등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박 대표는 “미국 나스닥처럼 혁신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자리 잡으려면 신뢰 회복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 “기술특례상장 등을 통해 상장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 기업들도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부실기업에 대한 냉정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중소기업이 제대로 평가받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투자는 필수지만…레버리지는 조심해야

박 대표는 자신의 실패 경험도 솔직히 털어놨다. 증권사 재직 시절 남의 말을 듣고 투자했다가 기업 부도를 맞은 일, 외환위기 당시 과도한 신용투자로 고객 자산이 큰 손실을 본 일을 언급했다.

그는 “부도가 나면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돌아온다”며 “그래서 하나라도 정확히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도한 레버리지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며 “감내할 수준에서 안전마진을 확보한 후 투자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주식투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기업만이 성장하는 발전하는 사회에서 기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과실을 공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을 매매의 대상이 아니라 동업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내가 이 기업의 경영진이라면 어떻게 할지, 내 자식에게 물려줘도 부끄럽지 않을 기업인지를 고민해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초보 투자자에게 “공부하고 실행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투자해 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실패를 하더라도 경험이 쌓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믿고 꾸준히 동행하라”고 말했다.

※박영옥은 누구? 전북 장수에서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중학교 졸업 후 서울의 섬유가공공장에서 4년 동안 일했다. 방송통신고등학교 3학년 때 공장을 그만두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신문을 팔면서 입시 공부를 시작했다.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에 특수장학생으로 입학한 뒤 재학 중에 증권분석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증권가에 발을 내딛었다. 대학을 조기졸업하고 현대투자연구소, 대신증권, 국제투자자문 펀드매니저를 거쳐 1997년 서른여덞의 나이에 교보증권 압구정지점장을 맡았고, 2006년 투자회사 스마트인컴을 설립한 뒤 경영 컨설팅과 투자 업무를 병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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