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협 건전성 ‘빨간불’…2030년 순자본비율 4% 강화에 100곳 ‘미달’

2025 연간결산 공시한 388곳 분석
금융위 규정 개정으로 2030년까지 단계적 상향
실적 악화 속 자본 확충 ‘산 넘어 산’
대손충당금 증가로 당기순손실 폭 커질 듯


대전에 있는 신협중앙회 본사 전경. [신협중앙회]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신용협동조합(신협)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상호금융권 순자본비율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신규 기준치(4%)에 미달하는 조합이 1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자본비율은 조합이 보유한 잉여금과 충당금 등으로 잠재적 손실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비율이 높을수록 경영 상태가 양호함을 의미한다.

순자본비율 2%→4% 상향… 신협 99개 조합 ‘비상’


최근 금융위원회는 상호금융조합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상호금융업감독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현재 2%인 순자본비율 기준을 2031년까지 4%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이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2028년 2.5% ▷2029년 3% ▷2030년 3.5% ▷2031년 4%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8일 본지가 신협 개별조합(864곳) 공시를 전수 분석한 결과, 공시가 완료된 388개 조합 중 순자본비율이 4% 미만인 곳은 총 99곳(25.5%)에 달했다.

구간별로는 ▷-5~0% 미만 10곳 ▷0~1% 미만 5곳 ▷1~2% 미만 9곳 ▷2~3% 미만 34곳 ▷3~4% 미만 41곳이다. 현행 규제치인 2%에도 못 미치는 조합이 24곳에 달하며, 향후 목표치인 4%대를 간신히 유지 중인 ‘잠재적 관리 대상(4~5% 미만)’도 63곳이나 돼 건전성 하락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배당 축소·자산 감축 압박…“자본 확충 쉽지 않다”


순자본비율을 높이려면 분자인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분모인 ‘총자산’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신협의 여건상 두 방법 모두 녹록지 않다.

이익잉여금의 내부 유보(배당 축소)가 거론된다. 조합원 배당을 줄여 자본을 쌓는 방식인데, 이미 상당수 조합이 ‘무배당’ 혹은 ‘저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자금 확대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올해부터 상호금융 비과세 혜택이 단계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에 신규 조합원 유치나 출자 확대 유인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총급여 7000만원 초과 준조합원 등에게 저율 과세(5~9%)가 적용되면서 신규 회원 확보와 출자 독려가 이전보다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위험자산 감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신규 대출 심사를 강화해 전체 자산 규모를 통제하거나, 부실채권(NPL)을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매각해 지표상 건전성을 즉각 개선하는 방식이다.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면서 장부상 순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협은 2024년 IMF 외환위기 이후 23년 만에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상반기 기준 333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조합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바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강화된 규제 적용까지 약 2년의 유예기간이 있고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며 “위험 우려가 있는 조합은 부실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해 출자금을 늘려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지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