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이 안전화로 동료 얼굴을 ‘퍽!’…성희롱까지 한 기아차 기술책임 해고에 소송까지 냈다 [세상&]

33년차 기아자동차 ‘기술책임’ 직위 직원
3가지 징계사유로 해고 당하자…불복 소송
법원 “해고 적법…과거 2차례 징계 전력”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건물 외벽. [기아자동차 제공]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난해 3월, 기아자동차의 한 지역서비스센터 통근버스에서 누군가 욕설을 뱉었다. 기술책임 직원 A씨였다. 그는 차량이 강풍으로 흔들리는 것에 대해 운전기사에게 고성을 지르며 욕설했다. 위협을 느낀 다른 직원이 본인을 말리자 A씨는 몸싸움까지 벌였다.

그는 다른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도 했다. 그런가하면 안전화로 다른 직원의 얼굴을 가격했고, 발로 밟았다. 기아자동차는 A씨를 해고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통근버스 운행을 방해했다. 사측을 상대로 “해고 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까지 냈다.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

징계사유 3가지…폭언,성희롱,폭행


A씨의 징계사유는 크게 3가지였다. 통근버스에서 운전기사에게 위협을 가하며 자신을 말린 다른 직원의 멱살까지 잡는 등 몸싸움을 벌인 게 첫 번째였다. A씨가 소란을 피우면서 운전기사는 불안감을 느꼈다. 계속 운전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결국 다른 직원들은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 채 중도 하차했다.

성희롱 발언을 한 게 두 번째였다. A씨는 지난해 3월, 다른 기술책임 직원에게 부부관계에 관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 탈의실 옷장 앞에서 손잡이에 걸어둔 A씨의 옷을 치워달라고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틀 뒤 해당 직원을 폭행까지 한 게 세 번째였다. A씨는 안전화로 피해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피해자가 쓰러졌는데도 A씨는 발로 걷어차는 등 추가 폭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7월, A씨를 해고했다. 징계위원회를 열어 ‘폭행, 폭언, 직장 내 성희롱, 회사 이미지 실추’ 등을 사유로 해고통지서를 A씨에게 보냈다. A씨는 해고 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 앞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7월,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해고는 과하다”며 “운전기사가 자신에 대한 고소를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도 없으며 안전화를 던진 것은 정당방위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법원 “징계사유 존재, 해고 적정”


법원 [헤럴드경제DB]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고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42민사부(부장 최누림)는 지난 1월 하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A씨가 부담하게 했다.

1심 재판부는 “운전기사가 고소를 취소한 것은 A씨의 혐의(운전자폭행 등)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통근버스에서 운전기사 및 동료에게 폭언, 폭행을 한 행위는 징계사유로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다른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가 성희롱 발언·폭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은 타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폭행에 대해 A씨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지만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A씨가 기습적으로 안전화로 피해자의 얼굴을 가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해자가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가장 무거운 징계인 ‘해고’ 처분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과거에도 성희롱 발언 등으로 2차례에 걸쳐 출근정지 30일, 임금 삭감 2개월 징계를 받았는데도 비위 행위를 반복했다”며 “징계처분 이후 1인 시위를 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지난달 10일에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가 항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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