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강습상륙함, 日나가사키서 중동 이동” 이란 하르그섬에 미국지상군 투입하나 [美·이란 전쟁]

日 닛케이 “美 트리폴리함, 주말 도착”
주일미군 2500명 탑승, 상륙정도 이동
美, 핵심시설 장악…지도부 굴복 의도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에서 출발한 미 해군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가 1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해협에 진입하고 있다. [로이터]


일본 나가사키 사세보 기지에 배치된 미국의 강습상륙함이 중동으로 이동한 가운데,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에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란 ‘경제심장’을 겨냥한 압박카드가 현실화할 경우, 중동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9일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에 배치된 미 강습함 트리폴리(LHA-7)가 주말께 페르시아만 해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리폴리함은 F-35B 전투기, 오스프리 수송기, 대형 헬기 등을 함께 운용할수 있는 전력으로 공중·해상·지상 전력을 동시에 투사할 수 있는 ‘중형 항모급’ 전력으로 평가된다. 한반도 유사시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부대로, 미사일 순양함과 구축함까지 함께 움직이면서 단독 상륙 작전이 가능하다.

미국은 이란의 경제 생명줄을 겨냥해 지도부의 굴복을 유도하려는 전략이지만, 이란의 강력한 보복을 초래해 전쟁이 더욱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 함정에는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주일미군 약 2500명의 정예 해병대원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륙작전에 사용되는 상륙정 등도 함께 실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상륙 작전을 위해 해병 부대를 중동으로 파견해달라는 미 중부사령부의 요청을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압박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지난 17일 “하르그섬에서의 석유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란 원유의 약 90%가 수출되는 이 섬의 파이프라인을 파괴하는 선택지도 거론하며, 반미 노선을 유지하는 이란 지도부에 변화를 촉구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이다. 연간 약 9억5000만배럴을 처리하며,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곳을 거친다. 22㎢ 남짓한 산호 암초 위 여의도 일곱 개를 합친 크기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중동 전쟁의 진원지이자 글로벌 에너지 안보의 심장부로 주목받고 있다.

이란의 주요 유전과 하르그섬은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있으며, 이 섬에서 유조선으로 옮겨 중국 등으로 수출된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혁명수비대(IRGC)의 주요 자금원이다. 이 섬은 혁명수비대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허가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하며, 이란 내에서는 ‘금단의 섬’으로 불린다.

문제는 하르그섬에 지상군이 투입될 경우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영국 언론에 “베트남전처럼 전쟁이 수렁에 빠져 미군이 철수를 강요받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강습상륙함 트리폴리와 해병대 이동이 반드시 하르그섬 점령 때문만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연안 통제 확보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미국이 하르그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이란이 주변국 석유 인프라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드론으로 공격하는 등 보복을 확대할 가능성도 우려된.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좁아 이란이 게릴라전을 지속하기에 유리한 지형적 조건이다.

미국은 2000년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 바 있다. 전쟁 종료까지 아프가니스탄은 약 20년, 이라크는 8년이 걸렸다. 당시에도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가 투입되면서 동아시아 지역 전력 공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988년에도 이란이 미군을 공격할 경우 “하르그섬을 철저히 파괴하고 침공해 점령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정치적 부담는 변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 상당수는 2000년대 중동 지상전 개입을 ‘불필요한 전쟁’이었다고 비판해온 만큼, 하르그섬 점령은 트럼프의 지지 기반까지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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