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존재 이유이자 ‘공동 서사’의 주인공…아미와 함께 성장한 BTS

BTS 컴백 D데이 앞두고 아미 집결
아미는 BTS의 생태계이자 ‘공동 서사’
“긍정의 힘 들려주는 음악에 위로받아”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러시아 관광객들이 ‘완전체’로 돌아오는 그룹 BTS(BTS) 공연 홍보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우리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치기 싫고 힘들어하기 싫더라고요. 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여기서 끝나 버리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비욘드 더 스토리’ 중 제이홉)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 전 세계에서 아미밤(BTS 응원봉)을 든 수천만 지지자가 등장하자, 팝 음악계에선 대뜸 ‘비틀마니아’(비틀스 팬덤)를 들고 나왔다. 그만큼 BTS의 팬덤은 유례없는 열광이자 센세이션이었기 때문이다.

BTS와 아미의 관계는 ‘가수와 팬’이라는 전통적 도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이유가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하는 BTS와 아미는 서로를 소비하는 관계가 아닌 증명하는 관계다. 하나의 생태계이며, ‘공동 진화’의 서사를 써 내려가는 존재다. 서로를 바라보고, 듣고, 해석하며 다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 문화 구조 안에 자리한다.

실제로 데뷔 때부터 팬데믹 전까지 BTS가 내놓는 음악과 메시지는 ‘완결된 결과물’이 아니었다. 그들이 내놓는 음악은 해석을 전제로 하는 ‘열린 텍스트’였다. 팬들은 이를 무방비로 받아들이지 않고 분석하고 재해석하며 새로운 의미를 덧댔다. 이 과정에서의 ‘집단 해석’은 다시 BTS에게 되돌아가 다음 서사를 만드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멤버 정국은 “BTS 정국으로 나를 보고 있는 팬들에게 말하는 거니,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고 했다.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 새 앨범으로 돌아온 BTS [빅히트뮤직 제공]

이와 함께 아미에게 BTS은 위로를 건네는 존재다. 치유는 물론 감정까지 설명해 준다. 2017년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는 BTS가 세계 무대에서 긍정의 힘을 전한 첫 시리즈이면서 다수의 아미가 꼽는 ‘입덕 순간’이자 ‘인생 시리즈’다. 저마다의 혼란이 BTS의 서사를 거쳐 개인의 이야기로 돌아와 나를 이해하고 보듬게 해준다.

BTS의 컴백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필리핀 아미 비엔(28) 씨는 “너무 오래 기다렸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는데 지금 서울에 와서 공연하는 장소에 미리 와볼 수 있다는 것이 감격이다”라고 했다. 2015년부터 팬이었다는 그는 “BTS의 음악을 들으며 나를 드러내고,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됐다”며 “그들은 단지 가수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멘토였다”고 말했다.

아미는 BTS의 불안과 고통, 성장을 듣고 공유하며, 그것을 자신의 감정으로 이해하고 치유한다. BTS에게 아미는 가장 역동적인 지지자이자 보호막이며, 그룹의 이야기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존재다. 가수와 팬의 관계를 뛰어넘어 견고하게 연결된 끈은 아미와 아미 사이로도 이어진다. 함께 경험한 치유의 정서는 다시 지지와 연대로 되돌아와 ‘긍정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서로를 증명해 온 시간을 공유하며 아미와 BTS는 지금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홍콩 아미 아야 칸(30) 씨는 서툰 한국어로 “약 4년 만에 돌아온 무대라 서울에 와서 보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팬이 돼 BTS 덕분에 K-팝도 좋아하게 되고,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다른 가수들은 말하지 않는 긍정의 힘을 들려주는 음악이 힘들 때마다 위로와 다시 설 수 있는 용기를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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