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협상상대로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 거론”…협상 상대 두고 혼란
이집트·파키스탄 등 중재국 동시 관여…이란, ‘협상 안했다’며 간접대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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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을 걷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과 이란이 비공식 접촉을 통해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협상이 실제로 진전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비공식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접촉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정식 협상이라기보다 상호 입장을 탐색하는 초기 단계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집트 외무부가 양측 간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이집트, 오만, 파키스탄, 카타르, 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가 동시에 중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파키스탄은 중재국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참여하는 추가 회담이 현지에서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파키스탄 군 실세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고,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란 대통령과 접촉하는 등 외교 채널이 다각도로 가동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먼저 대화를 요청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내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공격하겠다는 경고가 효과를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협상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미국과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미국이 에너지 시장을 조작하고 군사적 대응 시간을 벌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당국은 점차 대화 사실을 시인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이란 외무부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우방국들을 통해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의 협상 요청 메시지를 받았으며 이란의 원칙적 입장에 따라 적절히 응답했다고 밝혔다.
협상이 없었다고 항변하고 호르무즈 해협 등에 대한 이란의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경론을 되풀이하면서도 간접대화 사실은 공식 확인한 것이다.
가디언은 이란의 이 같은 미묘한 태도를 두고 폭격과 암살 작전으로 이란 지도부가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협상이 본격 진행되더라도 미국이 이란의 누구와 대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암살당한 뒤 구심점이 누구인지 불분명하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역할을 대행해오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뒤따라 암살당했다.
후임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직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을 협상 상대로 주목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러나 갈리바프 의장이 실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그의 대표성이 불확실해 협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와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 공동 통제,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및 핵무기 포기, 탄도미사일 감축 등 15개 항을 언급했다.
이들 사안은 그간 이란 체제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는 까닭에 실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중동 전쟁이 조속히 종식될 것이라고 섣부른 기대를 품고 대비 태세를 완화하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가 실패할 경우 “우리는 그저 마음껏 폭격을 계속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군사적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