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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비브리오패혈증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거주 70대 여성의 최초 증상 발생 20일 후 임상 증상. A는 오른쪽 하지의 부종. B는 왼쪽 하지의 부종. [질병청]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냉동 바지락을 끓여 먹고도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돼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간 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어패류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0일 비브리오패혈증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거주 70대 여성에 대한 심층 역학조사 결과 1년간 영하 24도 냉동실에서 보관한 바지락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됐다.
해당 여성 A씨는 지난해 5월 1일 설사와 복통, 하지 부종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었으며 간염·간경변 병력이 있는 데다 간암 수술 이후 3개월마다 추적 관찰을 받던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이었다.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 A씨는 냉동실에 보관 중이던 바지락을 꺼내 냉장실에서 약 12시간 해동한 뒤 냄비에 끓여 가족과 함께 섭취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음식을 함께 먹은 다른 가족 4명은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되지 않았다.
질병청이 A씨가 섭취한 바지락과 돌게, 주거지 주변 해수를 분석한 결과 바지락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확인됐다. 질병청은 면역 저하 상태에서는 일반인에게 발병을 일으키지 않는 소량의 균만으로도 심각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냉동 상태에서도 균이 생존했다가 해동 및 손질 과정에서 활성화됐을 가능성과 함께, 해동수나 식재료에 남아 있던 균이 조리 도구나 손을 통해 감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패혈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으로 치사율이 50% 안팎에 이르는 위중한 질환이다. 급성 발열과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으로 시작해 24시간 이내 다리에 발진과 부종, 출혈성 수포 등의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감염이 빠르게 진행되면 48시간 이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지만 국내에서는 간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매년 100명 미만의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3년 비브리오패혈증 환자의 77.9%가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사망자의 대부분도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예방법으로는 어패류를 5도 이하에서 보관하고 흐르는 물에 세척한 뒤 85도 이상으로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는 방법이 권고돼 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통해 고위험군의 경우 이 같은 조치만으로도 감염 위험이 완전히 배제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질병청은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해산물을 취급한 손이나 조리 도구를 통해 다른 식재료나 조리 식품으로 균이 전이되는 교차오염도 중요한 감염경로”라며 “어패류의 철저한 가열 섭취뿐만 아니라 조리 시 날 해산물과 다른 식재료의 엄격한 분리 보관, 조리 후 손 씻기 등 위생 수칙 준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