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상권 분석에 사업 성장성 결합 평가
대출 승인·한도·금리 조건에 우대 지원
연간 70만명 소상공인에 10조 혜택 전망
3분기 인프라 구축 완료 후 2금융권 확대도
![]() |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TF 회의에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 도입방안을 소개했다. [금융위원회]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홍모씨(30대)는 단골 고객과 온라인 주문 증가로 매출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금융이력이 부족해 낮은 신용등급을 받으면서 은행 대출이 막혀 연 20% 안팎의 고금리 대출을 고민해야 했다. 당국이 도입 예정인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SCB)를 적용하자 매출 성장과 온라인 주문 증가가 반영되면서 연 5%대 금리로 4000만원 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매출·상권·업종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체계를 도입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7개 은행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새 평가체계를 약 1조8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대출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제3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간 전문가와 관계기관을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연합회,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 정책 수요자와 현장 여신 담당자들이 참석해 제도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안은 기존 신용평가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됐다. 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소상공인 대출의 약 90%가 담보·보증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대표자의 금융이력 중심 평가와 보수적 심사 관행으로 성장성이 높은 사업자조차 자금 접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신용대출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9.6% 수준에 그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앞으로는 금융이력 정보 뿐 아니라 매출·업종·상권·사업 특성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게 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산출된 성장등급을 대출심사에 반영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게는 대출 승인·한도·금리 등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이 제공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도입한 AI 기반 신용평가모형(SCB)은 계량모형과 비계량모형을 결합해 산출된다. 매출, 상권, 근로자 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계량 분석에 더해 사업자의 경쟁력, 업종 트렌드, 서비스 차별성 등 정성적 요소를 반영해 최종 등급을 도출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기존 재무정보 중심 평가에서 포착하지 못했던 사업의 잠재력까지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신용등급(CB)에 더해 사업의 성장성을 평가한 ‘성장등급(S)’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대출 승인, 한도 확대,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제도가 정착될 경우 연간 약 70만명의 소상공인이 총 10조원 규모의 신규 대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위는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에 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면서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와 여신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당국은 제도 안착을 위해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신정원 내에 소상공인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해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과 신용평가 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들이 SCB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과 인센티브 체계도 마련한다. SCB를 활용한 대출 심사에 대해 면책을 부여하고 성과평가에 반영한다. 또 향후 활용 실적을 공시해 포용금융 평가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소상공인들이 정책 효과를 조기에 체감할 수 있도록 SCB 도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3분기 내로 관련 규정 개정과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시범 운영기관을 중심으로 SCB 기반 대출 심사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참여 기관을 현재 시중은행 중심에서 제2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