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대신 희망봉 우회 부담
‘메이드 인 유럽’ IAA법 대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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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화는 끝났다. 완전히 끝났다.”
호세 무뇨스(사진)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공급망 재편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물류 흐름이 지연되며 공급망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무뇨스 사장 “선박을 기존 경로에서 벗어나 희망봉으로 우회시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운송 리드타임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단기 대응을 넘어 공급망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향후 한국에서 유럽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방식 대신, 유럽 현지 조달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18만3912대를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82.8%인 15만2190대가 한국에서 수출된 물량이다. 유럽으로 선적되는 현대차그룹 전체 물량은 약 45만대에 달한다.
이 같은 구조는 향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이 ‘메이드 인 유럽’을 골자로 한 산업 가속화법(IAA) 도입을 앞두고 있어, 역내 생산과 공급망 현지화 압박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원산지 요건 강화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의 유럽 현지 생산 및 조달 전략 전환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불안에 대응해 재고를 늘려온 현대차는, 기존 연 1회 수준이던 공급망 관련 의사결정 회의도 현재는 주 단위로 확대했다.
무뇨스 사장은 “수요와 공급을 맞추고 생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구매력 부담, 유가 상승,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전동화 차량 판매 증가를 기반으로 대응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 공장에서 전기차만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올해부턴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EREV)까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용 차량 생산에도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120만대로 확대하고, 공급망의 80%를 현지화해 관세 및 지정학 리스크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