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탄로난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145불 결혼식 뒤늦게 화제

뱅크시, No Future, 2010. [뱅크시 공식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145달러(약 21만원)짜리 초저가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뱅크시로 알려진 로빈 거닝엄은 200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예식장 ‘채플 오브 더 벨스’에서 연인 조이 밀워드와 결혼했다. 이번에 공개된 결혼 증명서를 통해 처음 확인된 사실이다.

결혼식 비용에는 주례와 배경 음악, 예식장 대여 등을 모두 포함해 약 21만원이 지출됐다. 해당 예식장은 예약 없이 방문해도 즉석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하객 없이 방문해 예식장 측이 제공한 증인을 통해 결혼식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근무했던 직원은 “2006년에는 주당 40~70건의 결혼식이 진행됐다”며 “두 사람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결혼 증명서에는 두 사람의 주소가 런던 이스트 지역 올드 스트리트의 약 10평 규모 아파트로 기재돼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2003년 23만5000파운드(약 4억6600만원)에 매입됐다가 20년 후 44만 파운드(약 7억9300만원)에 매각됐다.

아내 밀워드는 영국 노동당 소속 의원실 보좌 연구원 출신 정치 전략가로, 2006년에는 영국 자선단체 로비 단체 ‘프린시플 어페어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2020년에 해당 단체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시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 다수 외신은 그가 1973년 영국 브리스틀 출신 그래피티 작가 로빈 거닝엄(53)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2008년경 영국에서 가장 흔한 이름 중 하나인 ‘데이비드 존스’로 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뱅크시 측 변호사는 “보도에 포함된 많은 세부 사항이 부정확하다”며 “익명으로 활동하는 것은 보복이나 검열의 두려움 없이 권력을 비판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매 출품 당시 ‘풍선과 소녀’라는 제목의 뱅크시 작품은 파쇄 이후 ‘사랑은 쓰레기통에’로 바뀌었다. [게티이미지]

뱅크시는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그라피티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현대미술 작가다.

대표작 ‘풍선을 든 소녀’는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 직후 액자 하단에 숨겨진 파쇄기로 작품이 갈려나가는 퍼포먼스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파쇄된 해당 작품은 2021년 약 2540만 달러(약 376억3700만원)에 재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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