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질병 사망 노동자 1376명…‘과로사’ 400명 넘었다

영세사업장 절반 넘어…50인 미만 54% 집중
광업·제조업 순…진폐·뇌심혈관 질환이 대부분
공공기관 사망 35명…도급·건설현장 91% 차지


27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택배노동조합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등이 연 2월 1일 쿠팡 피해자 행동의 날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소환과 법적 처벌,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이른바 ‘과로사’로 분류되는 뇌심혈관 질환 사망이 늘면서 지난해 업무상 질병으로 숨진 노동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과 도급·건설현장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업무상 질병 사망자는 1376명으로 전년 대비 105명(8.3%) 증가했다. 질병 사망은 2023년 1204명으로 감소했다가 2024년 1271명, 지난해 1376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 뇌심혈관 질환 사망은 408명(29.7%)으로 집계됐다.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과로사’ 유형이다. 해당 사망자는 2023년 364명에서 2024년 390명, 지난해 408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업종별로는 광업이 402명(29.9%)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370명(27.5%), 기타 271명(20.2%), 건설업 204명(15.2%) 순이었다. 질병 원인별로는 진폐가 458명(33.3%)으로 가장 많았고, 뇌심혈관 질환이 뒤를 이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절반을 넘었다. 5~49인 사업장 474명(34.4%)과 5인 미만 273명(19.8%)을 합하면 전체의 54%에 달한다. 영세 사업장일수록 안전·건강 관리가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3일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앞에서 녹색당 관계자들이 런베뮤 노동자 사망 관련 정당연설회를 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실제 과로사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장시간 노동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동부 조사 결과 해당 사업장에서는 주 70시간 이상 근무 사례가 확인됐다. 이 외에도 주 80시간대 근무 의혹이 제기된 카페, 회계법인 등에서 유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산업재해 사망이 지속됐다. 지난해 공공기관 직영 및 도급·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도급업체 및 건설현장 노동자가 32명으로 전체의 91.4%를 차지했다.

기관별로는 한국동서발전에서 가장 많은 8명이 사망했고,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도로공사가 각각 6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3개 기관에서만 전체의 57%가 넘는 20명이 숨졌다.

공공기관 산재 사망은 최근 몇 년간 30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안전활동 수준평가에 ‘사망사고 감소 노력도’ 지표를 신설하는 등 관리 강화를 추진 중이지만, 현장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는 과로사 예방과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한 제도 보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감정노동자 보호 대책과 함께 근로시간 관리 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