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핵합의, 오바마때보다 나을 것”

10년 핵농축 중단 후 10년 저농축 허용
이란도 ‘10+10안’에 대한 美의향 타진
“이란 하루 5억불 손해…감당 못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이 추진 중인 이란과의 핵 합의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때 체결했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 장담했다. 이는 이란이 보유한 핵물질과 우라늄 농축 권리를 전면 포기하는 등 미국의 ‘완승’에 가까운 조건으로만 합의를 맺을 것이란 의지의 표명으로도 비춰진다. 앞서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20년으로 이란은 3~5년으로 제안해 합의가 불발됐는데, 이번에는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향후 10년간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토록 하는 ‘10+10’ 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이란과 추진 중인 이번 합의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와 ‘졸린’ 조 바이든(나이 많은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꼬는 말)이 체결한 JCPOA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게시했다. 기존에도 JCPOA를 비판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에 대해 “우리 국가 안보와 관련한 역대 최악의 협정 중 하나”라고 비난하면서 “내가 그 합의를 파기하지 않았더라면 이스라엘은 물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미군기지를 포함한 중동 전역에 핵무기가 사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CPOA는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 때 이뤄진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다. 당시 협정에 따라 이란은 보유했던 최대 20% 농축 우라늄 11t을 러시아로 옮겼다. 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한 것이다. 또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3.67% 수준에서 15년간 300㎏까지로 제한됐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하면서 이 합의는 깨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고강도의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서도 이란과 간접 협상이 이어졌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트럼프 행정부가 2차 회담에서 내걸 조건이 JCPOA보다 더 강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행정부와 자신의 지지층에 보여주는 의지의 표명으로도 읽힌다. 이번 협상이 이란의 보유 핵물질과 우라늄 농축 권리의 영구적이고 전면적인 포기, 이란의 탄도 미사일 전력 폐기 등 미국이 ‘완승’을 거뒀다고 평가할 만큼의 이상적 합의가 아니면 합의하지 않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실제로 JCPOA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 기간을 15년으로 세웠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1차 회담에서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안을 고집했다. 이에 이란은 3~5년으로 역제안하면서 1차 회담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근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10년간 중단한 뒤 최소 10년 동안 제한된 양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도록 허용하는, 이른바 ‘10+10’ 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10+10’에 대해 이란은 미국이 자신들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10년) 이후, 제한된 양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는 데 긍정적인 입장인지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면, 협상에서 줄곧 평행선을 걸었던 핵심 사안에서 극적인 타결이 나올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저지하는 기간이 총 20년(10+10)이라는 점을 들어 JCPOA보다 나은 안이라고 ‘선전’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게시물에서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와 관련해 “아마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가 해제하지 않을 ‘봉쇄’가 이란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그들(이란)은 (봉쇄 때문에) 하루 5억달러(약 7350억원)를 잃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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