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소고기 먹방’ 찍더니…오월드, 탈출 원인 안 찾고 ‘셀프감사’?

대전 오월드로 돌아간 늑대 늑구가 치료를 받고 회복하고 있다. [대전오월드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가 탈출한 사고의 원인 파악과 책임 소재 규명을 두고 운영 주체인 대전도시공사가 자체 감사할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최근 ‘늑구’ 탈출 사태와 관련해 자체 감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늑구는 지난 8일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했는데, 현재까지 정확한 탈출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당시 철조망에는 늑대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전기가 흐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피해 탈출했다는 점에서 시설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굴을 파는 습성이 있는 늑대의 생태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초기에는 대전시가 직접 종합감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는 도시공사 자체 감사로 방향이 잡히는 분위기다.

시는 2018년 퓨마 탈출 사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당시에는 오월드 측이 인력 관리 등 내부 규정을 위반한 명확한 과실이 있었던 반면 이번 사태는 안전 관리 미흡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2018년 9월에는 오월드에서는 직원이 동물사 청소 후 출입문을 제대로 잠가놓지 않은 틈을 타 퓨마 ‘뽀롱이’가 탈출해 결국 사살됐는데, 이후 시의 종합감사 끝에 관련 책임자들이 징계를 받았다.

도시공사 측은 “아직 감사 주체나 일정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도시공사가 이번 사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면 결국 ‘제 식구 감싸기’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장기간 휴장에 따른 영업손실, 입점 업체 피해 보상 등 예산 낭비 부분은 자체 감사만으로 충분히 규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시가 사고 원인 규명보다 캐릭터 만들기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최근 회의에서 늑구를 시 대표 캐릭터인 ‘꿈씨패밀리’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오월드 측은 공식 SNS를 통해 늑구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리는 등 화제몰이 중이다.

이에 대해 대전충남녹색연합 측은 “(오월드가) ‘늑구가 안정을 취하고 있다’, ‘소고기를 먹고 있다’며 실시간 중계하는 등 동물을 구경거리와 돈으로 치환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시 환경 개선과 동물원 운영 방식 등 사육 환경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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