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또 ‘묻지마 범죄’…매년 40건 되풀이되는 비극

광주 고교생 흉기 피습, 가해-피해자간 연관성 없어
이상동기 범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35.4% 달해

일 오후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살인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된 20대 피의자 장모 씨를 태운 경찰 호송차가 이동하고 있다. 장씨는 이날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도로에서 흉기를 찔러 여고생을 살해하고 또래 남고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이 괴한의 습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와 피해자 간 아무런 접점이 없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가 매년 40여 건씩 반복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광주경찰서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에서 발생한 고교생 2명 흉기 피습 사건은 ‘이상동기 범죄’로 확인됐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장모(24) 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한 뒤 지리가 익숙한 주거지 인근을 범행 장소로 택했다. 하지만 범행 대상의 성별이나 연령 등을 미리 계획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이날 0시 10분께 광산구의 한 고등학교 앞 인도에서 고등학생 A(17)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범죄 현장을 지나가던 B군에게도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피해 학생들은 당시 범행 장소를 우연히 지나갔을 뿐, 가해자 장씨는 물론 서로 간에도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직후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스스로 생을 마치려 고민하다 범행을 결심했다”며 “전혀 모르는 사이인 피해자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매년 40건 안팎 발생… 3건 중 1건은 ‘살인’


경찰이 ‘이상동기 범죄’를 주요 강력범죄로 분류해 대응하고 있으나, 관련 사건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이상동기 범죄는 집계 시작 이후 ▷2023년 46건 ▷2024년 42건 ▷2025년 39건 등 매년 40건 안팎으로 꾸준히 발생했다.

특히 이상동기 범죄 유형 중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가 35.4%에 달해 치명률이 매우 높았다. 피의자 성별은 남성이 96명으로 여성보다 약 3배 많았다.

그간 우리 사회에는 ▷2023년 성남 서현역 흉기 난동 ▷2024년 전남 순천 10대 여성 피습 ▷2025년 서울 미아동 마트 살인 등 시민의 일상을 뒤흔든 사건들이 반복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묻지마 범죄자의 특성 연구’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는 ▷범죄의 동기가 알기 어렵거나 뚜렷하지 않다는 것 ▷범죄의 대상이 대립 관계에 있지 않았던 비면식의 피해자라는 점 ▷그를 향한 폭력 행사라는 세 가지 요건을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법무부와 경찰청은 전자발찌 부착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피의자 장씨처럼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돌발 범행은 사전에 차단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상동기 범죄는 피의자의 진술 외에는 동기를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프로파일러 면담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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