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사 1대1 대화 전격 취소…노조의 ‘녹취 공개’ 파장

노조측, 전날 노사 간 통화 내용 공개…커뮤니티 전파
사측 “신뢰 훼손 유감”…8일 노사정 대화 진행키로
공정 무단 진입 노조원 형사고발 등 불법행위 강경 대응


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출근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1∼5일 진행한 전면 파업을 마무리하고 이날 현장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간 대화가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노조의 통화 녹취 공개에 따른 파장이 일면서 6일 오후 예정됐던 대표교섭위원 미팅이 전격 취소됐다.

사측은 노조의 ‘무단 녹취 유포’에 따라 1대1 대화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오는 8일 노사정 3자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일 오후 예정됐던 노사 대표교섭위원 간 1대1 면담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노사 간 장시간 이루어진 사전 통화 내용을 노조가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녹취를 유포한 점을 취소 사유로 들었다. 이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올라오며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긴밀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 통화 내용 및 녹취가 일방적으로 공개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밀도 있는 대화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1대1 면담보다는 오는 8일 예정된 노사정 3자 간 면담을 통해 대화를 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사의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는 변함이 없으나, 원만한 합의를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현재까지도 변화하지 않는 회사의 행동을 (조합원들에게) 알렸어야 했으며, 바뀌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행동도 검토해 봐야 했다”며 “조합원 공감대를 위해 전체 약 40분의 통화 중 극히 일부만을 전달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통화에서 노사는 기존 안건의 유효성과 서로의 협상 태도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사측은 파업 기간 중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에 착수했다. 사측은 지난 4일, 품질(Quality) 담당자가 아님에도 생산 현장에 출입해 공정을 감시하고 조업을 방해한 노조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바이오 의약품 제조 현장은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에 따라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데, 비인가 인원의 임의 활동이 안전 관리 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해당 활동은 접근 권한이 있는 조합원이 쟁의 상황에서 안전 작업 여부를 확인한 적법한 현장 패트롤(순회)”이라며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이나 폭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고소한 것은 노조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소송 등을 취하하게 하려는 압박용”이라고 주장했다.

노사 간 신뢰 관계가 흔들리면서 이날 대화는 무산됐지만, 오는 8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중재하는 노사정 3자 미팅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양측이 협상 전 단계인 소통 방식부터 극심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8일 협상에서도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현재 기본급 14.3% 인상과 전 직원 350만원 정액 인상, 1인당 3000만원의 타결금과 영업이익 20% 성과급까지 요구하고 있다. 또한 ▷임원 임면 통지 ▷성과 배분 및 인력 배치 시 노조 의결 필수 ▷회사 분할·외주화 시 노조 심의·의결 등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사항들을 단체협약 명문화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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