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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블루스 [스윗뮤직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포크의 성지’부터 ‘블루스의 산실’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근간을 세운 ‘전설’들이 돌아온다. 이름만으로도 한 시대의 장르를 대변하는 주인공들이다.
13일 가요계에 따르면, 5~6월 공연계는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일군 거장 뮤지션들이 잇따라 공연을 통해 대중들 앞에 선다. 신촌블루스를 시작으로 쎄시봉, 한영애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귀환은 단순한 복고(Retro) 열풍에 기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40~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벼려온 음악적 성취를 증명하고, 파편화된 대중음악 시장에 ‘시대의 목소리’라는 이정표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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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허달림 [스윗뮤직 제공] |
1986년 신촌의 작은 클럽에서 시작된 신촌블루스는 올해로 결성 40주년을 맞았다. 이 공연은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다. 이른바 ‘40+1’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신촌블루스는 엄인호, 이정선이라는 두 거목의 만남으로 시작된 밴드다. 장르적 불모지였던 한국 땅에 ‘가요 블루스’라는 독창적인 음악을 뿌리내렸다.
이 밴드엔 가요계의 ‘보물 같은’ 목소리들이 거쳐 갔다. 김현식, 한영애, 이은미, 강허달림 등 한국을 대표하는 독특한 목소리들을 배출한 ‘가수 사관학교’였다. 오는 14~15일 양일간 홍대 스페이스브릭에서 열리는 소극장 콘서트는 그 영광의 재현이다. 40년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비주류 장르인 블루스를 주류의 감성으로 길러낸 신촌블루스의 생존력은, 그 자체로 한국 대중음악이 가진 저력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블루스 디바’ 강허달림의 합류다. 스승 엄인호와 작년 말 발표한 듀엣곡 ‘당신이 내게 준 노래라는 것이’를 통해 세대를 초월한 블루스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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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50주년을 맞은 ‘소리의 마녀’ 한영애 [나무뮤직 제공] |
“실수투성이인 도깨비 같은 마녀이고 싶다.”
1976년 포크 그룹 ‘해바라기’로 시작해 신촌블루스를 거쳐 독보적인 솔로 아티스트가 된 한영애는 지난 반세기 동안 블루스, 록, 일렉트로니카 등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의 ‘아방가르드’를 개척한 ‘소리의 마녀’다.
한영애는 다음 달 13일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시작되는 전국 투어를 통해 그의 50년 음악 자산을 망라한다.
‘누구 없소’, ‘조율’ 등 시대를 관통한 명곡들은 물론, 후배 K-팝 가수의 곡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한다. 이 시도는 그가 왜 ‘과거’에 머물지 않는 ‘현재의 마법사’인지를 증명한다.
이번 50주년 기념 콘서트의 핵심은 김태원(부활)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신곡 ‘스노우레인(SnowRain)’이다. 10년 전의 곡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김태원은 한영애를 향해 “진정한 예술가”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한영애는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노래가 고프다”고 고백했다. “‘한영애, 너 원 없이 노래해 봤니?’라는 질문에 아직 답을 못하겠다”고 한 그는 “무대만이 나의 구원“이라며 보컬리스트로의 치열한 자아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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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쎄시봉 [세종문화회관 제공] |
한국 포크 음악의 발원지, ‘쎄시봉’의 주역들도 찾아온다. 이 무대는 우리 대중음악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 등 1960~70년대 청년 문화를 선도했던 이들은 가수를 넘어, 음악을 통해 자유와 낭만을 노래했던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이들의 음악적 성취는 번안곡 위주의 가요계에 ‘창작’과 ‘화음’의 미학을 이식했다는 점. 통기타 한 대와 정교한 화성만으로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들은 자극적인 사운드와 화려한 퍼포먼스에 매몰된 오늘날의 음악 시장에 ‘본질적인 울림’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쎄시봉 멤버들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 만담 같은 토크와 녹슬지 않은 하모니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23~24일 이틀간 이어질 공연엔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 이상벽 등 원년 멤버 5인이 함께 한다.
공연 관계자는 “쎄시봉 공연 사상 최초로 공식 MC 이상벽까지 원년 멤버 5인이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무대”라며 “ 1960~70년대 포크 음악 주역들이 팬들과 함께하는 작별 공연”이라고 귀띔했다.







